이천도자기축제를 알차게 보내는 방법! 어린이날 축제, 가족함께즐기는축제!


어렸을 적, 흙 만지고 노는 것을 참 좋아했다. 집 앞엔 바로 개천이 흐르고 그 건너는 턱이 낮은 계단식 논이 펼쳐져 있어 흙을 모아 물에 개어 그릇이나 동물 혹은 다양한 사물들을 만들며 하루가 가는 줄도 모르고 놀았었다. 그래서 흙은 내겐 참으로 친숙한, 추억이 담긴 것이기도 했다.

 

이천도자기축제에는 내게 그렇게 많은 것들을 전해주는 흙으로 만들어낸 예술품들이 있는 곳이다. 찐득찐득하고 부드러운 흙을 빚어 햇볕에 말리고 불에 구워 유약을 발라 만들어낸 도자들은 어쩌면 흙이 사람에게 선사해줄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천도자기축제를 좀 더 알차게 보내는 방법은 전시를 보거나 쇼핑을 하는 것도 좋지만 뭐니 뭐니 해도 체험을 하는 것이다.

 

올해부터 입장료를 받는 이천도자기축제에서는 성인은 입장료 중 3천원을, 그 외에는 2천원을 상품권으로 돌려주는데 그걸 이용해 구매를 하거나 체험을 하거나 식당을 이용할 때 할인 받을 수 있어 어떤 면에서는 조금 더 합리적인 체계가 되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체험은 여러 곳에서 할 수 있지만 그 중에서도 다른 곳보다 좀 더 차별화 된 곳이 대공연장과 바로 붙어 있는 ‘돌레돌레 도자흙공방’이다. 하얗고 큰 천막 안으로 들어가면 제일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은 키 작은 목마, 잘 정돈된 책상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는 물레들, 그리고 널찍하게 깔린 진흙마당. 돌레돌레는 우리말로 사방을 요리조리 살피는 모양을 뜻하는 말이니 흙을 이용한 다양한 체험공간이라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 체험비는 1만원.

 

 


한 책상에는 3명 정도가 앉을 수 있게 물레가 준비되어 있는데, 넉넉하게 앉아 작업하기 위해선 두 명씩 앉는 게 적당하다는 조언을 받으며 의자에 앉았다. 어렸을 적의 흙놀이는 오로지 손과 돌이 전부였다. 무엇을 만들던 한 손에 딱 들어갈 만큼 흙을 움켜쥐고 물을 살살 찍어 동글동글 만들어 온갖 것들로 빚어내었었다.

 

하지만 이곳에선 진흙을 적당한 크기에 잘라내어 송편을 처음 만들 때처럼 공처럼 만든 후 납작하게 꾹꾹 눌러 밑장을 만들고, 그 위에 코일링 기법으로 컵이든 그릇이든 아니면 다른 어떤 것이든 입맛에 맞는 모양의 틀을 만든 후, 빠르게 물레를 돌려 도자를 만들어 내었다. 체험자가 할 수 있는 것은 밀가루 반죽하듯, 길쭉하게 반죽한 흙을 링처럼 만들어 차곡차곡 쌓는 것까지, 그 후에 마무리는 선생님께서 했다.

 

 


어떤 것을 만들 것인지, 어떻게 만들 것인지, 마무리는 어찌 해야 할지 고민하는 것은 일상생활에선 쉽게 지나치는 생각들을 한 곳에 집중시켜 흩트리지 않도록 한다는 것에서도 의미가 컸다.

 

그러고 보면 나는 만들기를 썩 잘 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상상은 하겠는데, 그 상상이 실제로 나타내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웠기 때문이었다. 무엇보다 지독히도 손재주가 없는 사람이라 상자를 만들면 모서리가 맞지 않고, 종이를 자르면 바르지 못하는 엉성한 사람이 또한 나였다. 그러니만큼 좀 걱정이 되었는데, 선생님의 마무리를 통해 만들어진 내 그릇은 소박하면서도 단정한 모양새를 가지고 있었다. 아쉬운 점은 체험공방에서는 초벌구이도 되지 않는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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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성자 : 서하

글쓴날 : [12-05-08 11:18] 파워블로거타임즈기자[pbatimes@pb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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