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 안경테와 시계로 우리 안아주기할까요?

받는 사람 기분좋고 주는 사람 행복하게

우리 안아주기할까요?

지난 8일 관세청 서울본부세관에서는 아주 뜻깊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시력이 나빠 생활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어도 우리에겐 너무나 흔한 안경을 구하지 못해 눈이 있으나, 제대로 보지 못하는 삶을 살고 있는 방글라데시 국민을 위해 집에서 잠자고 있는 안경테들을 모아 기증하는 행사였는데요, 기증받은 안경테는 대한안경사협회의 도움을 받아 현지인의 시력에 맞게 렌즈까지 새롭게 맞추는 작업까지 한 후 전달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중고시계와 상표권 침해로 폐기 예정이었던 짝퉁의류까지 모아 '사랑의 의류' 1,400점, '희망의 안경테와 시계'를 각각 1,100점, 250점씩 총 1억원 상당의 물품이 함께 기증되었습니다.

이날 모인 중고시계는 동서울대학교에 재학중인 10명의 자원봉사자 학생들에 의해 깨끗하게 손질되어 중고지만 새것처럼 반짝반짝 윤이 나는, 그래서 받는 사람도 기분좋고, 더러움이 사라져 봉사하는 이들의 마음도 흐뭇한 시계로 변신을 했습니다.

세관에 적발되어 그대로 폐기처분 될 위기에 있었던 짝퉁의류들은 원상표권자의 허락 하에 로고를 우리의 태극마크로 가리는 작업을 한 후 기증되었는데요, 이 작업은 초중고 학생들의 작지만 예쁜 마음 가득 담긴 손끝에서 완성되었습니다.

이날 기증된 중고 안경테들은 세관직원들은 물론, 서울 언북중학교와 일신여자상업고등학교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 모은 것으로, 대한안경사협회에서 세척과 수리를 끝낸 중고 안경테가 담길 1100개의 케이스 위엔 아이들이 직접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를 한글자 한글자 정성으로 남겨 세상에 하나 뿐인 안경케이스로 완성을 했었습니다.

이렇게 완성된 의류, 안경, 시계는 각각 깔끔하고 예쁘게 개별포장이 되었습니다. 헌 것을 준다하여 그 안에 담긴 마음이 헌 것이 아니듯 하나하나 닦고, 칠하고, 적어 완성한 이 제품들은 헌것을 넘어 새것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는 듯 했습니다.

안아주기 캠페인 현장의 이모저모

학생들이 기증할 물품을 손질하는 한켠에선 다양한 이벤트와 전시가 열렸었는데요, 먼저 빈곤 등으로 인해 여러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방글라데시 국민들의 모습 등을 담은 풍물사진전과 폐기비용, 환경 오염 발생 등 가짜 상품으로 인한 사회적 폐혜에 대해 설명해놓은 짝퉁 상품 전시회이 함께 개최되었었습니다.

행사장 입구에선 관세청의 마스코트인 탐마루, 탐아라의 대형인형과 함께 즉석사진을 찍어주는 행사도 있었습니다.

이 마스코트들은 관세청의 대표업무인 마약적발시 맹활약하는 관세청 탐지견을 형상화한 것인데요, 관세청 탐지견의 95%를 차지하고 있는 크림색의 래브라도 리트리버 강아지를 모티브로 하여 순우리말인 하늘을 뜻하는 마루와 바다를 뜻하는 아라를 써서 대한민국의 하늘과 바다를 탐지견이란 뜻으로 마스코트의 이름이 지어진 것이라고 합니다.

아직까지 탐지견의 활동을 이해하지 못해 가까이 하기를 두려워하는 일반국민들에게 좀더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해 만들어졌다는 이 탐지견 마스코트는 이날 인기 만점 이었습니다.

행사장에 먹을 것이 빠지면 좀 섭섭하지요? 이날 행사장에선 따끈한 어묵과 매콤달콤한 떡볶이, 각종 차가 무료로 제공되어 자원봉사자들의 훈훈한 마음이 가득한 서울세관 앞마당을 더욱 훈훈하게 만들었었답니다.

서울세관 사랑나눔 '안아주기' 물품 기증식

주영섭 관세청장

천홍욱 서울본부세관장

Mr. Shahidul Islam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

1일명예세관원 연기자 정보석

이날 헹사장에서는 기증식이 함께 열렸었는데요, 주영섭 관세청장, 천홍욱 서울본부세관장, Mr. Shahidul Islam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 Mr. David Kim 주한 방글라데시 명예총영사, 이정배 대한안경사협회장 등이 참석했습니다. 그리고 이날 하루 일일명예세관원으로 연기자 정보석씨가 함께 했습니다.

천홍욱 서울본부세관장은 "이번 행사를 계기로 관세청에서 실시해온 짝퉁 물품 기증행사에 사회 각계각층의 동참을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접목시켜, 우리 사회에 나눔 바이러스가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는데요, 자칫 그냥 버려질 수 있는 물품이 우리나라 뿐 아니라 소외된 나라의 소외된 국민에게 더 큰 사랑으로, 실질적인 도움으로다가갈 수 있는 방안들이 다양하게 모색될 예정이라는 이야기에 반가운 기색을 감출 수 없었습니다.

푸른누리 기자단, 어른들의 취재열기 못지 않게 뜨거운 아이들의 취재열기

기증물품 증정식과 감사패 전달

왼쪽부터 Mr. Shahidul Islam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 주영섭 관세청장, 천홍욱 서울본부세관장, 정보석 일일명예세관원

함께 그려요! 짝퉁 의류 위 태극마크

기증식이 끝나고 주영섭 관세청장, 천홍욱 서울본부세관장, Mr. Shahidul Islam 주한 방글라데시 대사가 직접 짝퉁바지 위에 태극마크를 칠하는 이벤트도 열렸습니다. 가짜 상품을 팔아 자기 배가 채우겠다는 나쁜 욕심의 가짜 상표 위에 사랑을 전하는 예쁜 마음의 태극마크가 덧입혀지는 순간입니다.

일일명예세관원인 연기자 정보석씨는 아이들과 함께 작업을 했는데요, 주말에도 나와있는 아이들의 심정이 무척 궁금하신 모양이었습니다. 정보석씨의 질문에 다른 친구들 노는 주말에 나와도 어려운 방글라데시 친구들에게 전해줄 물품을 꾸미는 일이라 보람있다 말하는 학생들의 얼굴이 더욱 예뻐보였습니다.

"멋진 생각! 멋진 나눔! 서울본부세관 화이팅!!" - 정보석 일일명예세관원

아이들의 착한 마음 좀 본받으세요!

서울세관 압수창고

행사 직후 서울세관 압수물품창고를 잠시 들렀습니다.

따스한 햇빛이 내려쬐는 바깥의 훈훈한 풍경과는 달리 이곳에는 칙칙하게 너무나도 많은 짝퉁물품들이 산을 이루며 쌓여있었습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택 제거기, 압수된 가방, 제품부속품 압수된 물품은 완제품에서부터 완제품을 제조할 수 있는 소소한 부품까지 정말 다양했는데요, 공급도 공급이지만 수요가 있으니 이 많은 짝퉁제품들이 양산되는 것이겠죠?

세상사 덜 배운 아이들조차 작은 것도 나누고, 헌 것도 깨끗하게 손봐 사랑을 전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는데, 세상사를 너무 많이 안 탓일까요? 이리 짝퉁에 목을 매는 사람이 많으니 말입니다. 짝퉁과 함께 본인의 가치 또한 짝퉁으로 낮추지 말고, 사랑나눔으로 본인의 가치를 높이는 하루가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 관세청에서 컨텐츠 제작에 필요한 지원을 받습니다.

글쓴날 : [11-10-17 19:42] 이희진기자[mh9506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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