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삼막오장의 사랑놀음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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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사랑놀음이라고도 한다. 요즘 세상 돌아가는 풍속도를 보니 세상사世上事는 사랑을 받고 안 받고에 따라 남녀 간의 관계도 그리고 이세상의 일들도 구속을 받고 승패가 갈린다. 고려가요에 등장하는 남녀상열지사는 오늘날의 애끓는 사연과 너무 흡사하다. 사람 사는 이야기는 예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는가 보다.  


 

심한 경쟁 사회는 우리가 성공하기 위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어놓을 것을 강요하기도 한다. 인생이라는 한 판 놀이를 위하여 살아가는 과정 속에 경우에 따라서는 뜻밖의 죽음을 맞이하기도 한다. 연산군이 “인생이 한 판 놀이니, 죽음 또한 한 판 놀이”라고 말한 것처럼, 우리네 인생은 어찌 보면 놀음이다.
 
연극 ‘이(爾)’에서 장생과 공길이 어둠 속으로 사라지기 전 마지막으로 한 판 놀았던 놀음은 인생의 축소판인지도 모른다. “나 죽으면 한강수에 던져주오. 흘러가다 바람맞아 살랑살랑 춤도 추고, 너울너울 재주도 넘고, 흘러흘러 아주 물이 되게. 저 죽은 지도 모르게.” 인생을 한 판 놀음으로 승화시킨 작품의 미학이 긴 여운을 주지만 어딘가 씁쓸하다.

자신에 대한 만족 없이 자긍심을 얻을 수 없다. 자신에 대한 만족은 자기 자신으로부터 나오는 것이지 상대 평가에 의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 역시 상대 평가에 의한 것이 아니다. 그렇지만 자신에 대한 만족은 상대가 누구이고 어떠한가에 따라 달라진다. 그 사랑을 얻기 위하여 청춘을 불사르고 모든 것을 태우기도 한다. 운명적인 사랑이 승화되면 얼마나 좋을까마는 그렇지 않은 경우도 부지기수다. 결국은 사람이 문제다. 어떤 사람들이 만나느냐에 따라 그 사람들의 인생은 달라져서 비운에 울기도 하고 추억의 일기책을 가끔 꺼내보며 미소 짓고 행복해 하는 그 반대가 되기도 한다. 그러고 보니 인생은 참으로 알 수 없는 삼 막 오장의 연극이다.  

글쓴날 : [11-06-30 14:42] 김민영기자[Malipres@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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