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생각하는 원숭이를 보셨는지요?

역사학자인 이배용 국가브랜드 위원장과 함께 경복궁을 둘러보며, <궁궐문화의 의미>를 공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궁궐문화는 재미, 유익함을 넘어, 우리가 살아가는 데 힘을 얻기도하지만, 숨겨진 보물을 찾는 것, 영혼을 찾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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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은 몇년에 창건되었지요?" 라는 질문으로 시작되었는데, 30명 가까운외국인 등, 국가브랜드 기자단 아무도 못 맞히고 말았습니다.1395년 창건되었다네요. 1392년 조선왕조 건국 3년 후 창건되었는데, 경복궁보다 한달 앞서 종묘가 먼저 완공되었다고 합니다.효의 정신과 단단한 정통성의 뿌리를알리기위해 종묘를 먼저 지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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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에서 특히 조선왕조를 이끌어 갈 조화의 정신-하늘과 땅, 임금과 신하,이상과 현실의 조화, 자연과 인간의 소통과 조화를 볼 수 있다고, 하나씩 살펴보자고 말씀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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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제교 다리 양 건너편에 해태가봄기운에 나른한듯 엎드려 있습니다.해태는 1. 관악산의 화기를 막고, 2. 시비곡직을 가린다는 의미(사헌부 법관의옷에 해태가 그려져 있었음) 3. 지킴이 역할을 나타낸다고 합니다. 글로벌시대에, 지식을 갖춘 문화 지킴이가 각별히필요하겠습니다. 문화 보존과다음시대로 연결 시키는 일이 중요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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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복궁의 기둥 받침 하나도 의미가 있음을 알게되었어요. 땅은 네모나고,하늘은 둥글다는 뜻 위에 기둥을 세웠습니다. 그런데, 저 네모와 둥글린 돌은둘이 아니라 하나의 통돌을 저렇게 깎았다고 합니다. 하늘과 땅이 하나라는일원론적 사상을 옅보게 됩니다. 서양의 이원론과는 다른 생각이지요.서양 보다 동양은 더 평화의 정신이 근저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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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문에서 근정전으로 들어서면 가운데 御道가 있고,동쪽에는 문관, 서쪽에는무관이 도열하는 자리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자연석 돌바닥은 600년을 이자리를그대로 지키고 있습니다. 임진왜란에 궁궐이 소실되어도, 일제가 궁궐을 축소,훼손시켜도 이 바닥석은 묵묵히 지켜봤습니다. 절대 네모 반듯반듯하지 않은,무질서속의 질서와 조화를 느끼게하는 우리 조상들의 정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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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일까요? 월대라 합니다. 햇볕을 막아주는 차양을 치는 고리얘요. 정2품 앞에 차양을 치는 쇠고리가 있는데, 정3품까지 혜택이 돌아갑니다.갖은 풍상을 겪었을 이 쇠고리가 삭아 없어지지 않은 것은 쇠를 다룰 때, 들기름을 넣고 생산 해서 쇠심이나 나사가 삭지 않았다고 합니다.우리식의 과학적 지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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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정전 양 모서리에는 부부사자가 임금을 지키고 있습니다. 문쪽도 바라보고, 편전쪽으로 고개를 홱 돌리고 처다보는 각자의 역할이 있습니다. 왼쪽 사자의 옆구리에 파고드는 새끼사자가 보이고, 오른쪽 사진의 아빠사자상에는 가슴에 달라붙는 새끼사자가 보입니다. 엄마사자는 메롱하고 있는 익살꾼 가족입니다. 국가 브랜드위원장은 사람들이 새끼의 모습은 예사로 보고 다닌다고 하며, 대를 이어야하는 왕실로서는의미있는 가족상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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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정전 오르는 계단 머리에 봉황이 두마리 새겨져 있군요. 봉황이 출현하면 성군이 나타난다는 속설이 있어서, 임금은 이 계단으로 편전에 오르며, 내가 마땅히 좋은 정치를 하여야 하리.. 라는 마음을 품고 오르시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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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월오악병풍앞에 어좌가 있습니다. 오악은 어디일까요? 북-백두산, 서-묘향산, 동-금강산, 남-지리산, 중앙-북악산 입니다. 궁궐마다 쳐진 이 그물이 무슨 의미인지, 근세에 와서 오염을 막기위해 쳐 둔 것으로 알고있었는데, 옛날에도 그물을 쳐두었으며, 그건 제비나 새, 말벌이 둥지를 틀지 못하게 함이었대요. 사람은 물론, 새를 잡아 먹으려는 뱀 등이 와서 살생하는 일도 안 일어나게 함이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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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근정전 편전은 외부에선 2층구조로 보이지만, 내부 천정은 터져서 위와 통합니다. 닫집을 세우고 그 안에 일월오악도와용상이 있습니다. 오른쪽은 또 다른 편전인 思政殿의 일월오악도와 용상입니다. 닫집이 없고, 용의 그림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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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로로 보이지만, 향로가 아닌, 사실은 꼭 솥이어야 하는 형상인가 봅니다. 삼발이의 솥은 법궁에만 안치한다고 해요. 여러 궁궐중 경복궁이 법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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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므'라는 방화수조 입니다. 옛사람들은 불을 내는건 귀신의 작동이라 생각했답니다. 이 물이 물론, 목조의 대궐에 불이났을 때, 방화수의 목적도 있었지만, 그보다도 더한 상징적 의미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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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귀신이지나가다가 물에 비친 제모습에 놀라 얼른 도망가라고, 또한 다른귀신이 지키고 있었구나 생각하고 얼른 도망가라고, 화재예방을 위한 상징적 의미가 있었다고 합니다. 재미있고도 그럴듯한 발상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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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전의 주위에는 12지신의 석물이배치되어 있습니다. 정오를 나타내는 말은 남쪽에 배치되어 있구요, 쥐는 북쪽에 배치되어 있습니다. 주작(닭 대신붉은 공작), 소, 토끼, 호랑이, 원숭이 등이 친화력있게 둘러싸고 있습니다. 위의 왼쪽 사진은 얼핏보면 거북이인데, 귀모양이나 꼬리를 보면 양을 나타내구요, 오른쪽 사진은 얼굴은 뱀 같지 않으나 뒤의 똬리를 튼 모습이 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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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지신상 중 농경국가의 가장 이롭고 필요한 동물인 소는 겸손한 자태로 앉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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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생각하는 원숭이'를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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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저는 이 원숭이상을 생전 처음으로 주목해서 보게 되었습니다. 思政殿의 서쪽을 지키고 있는원숭이입니다. 아래에서 그를 보면 빙 둘러 있는 창고를 지켜보고 있는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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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같은 높이에서 보면 생각에 잠긴 것만 같습니다. 주변의 창고들은 1창고, 2창고가 아니라 宇창고, 玄창고, 등 천자문의 순서대로 이름표를 달고 있구요, 농사의 절기를세밀히 알기 위한 측우기도 여기 있습니다. 자세히 보면 조상들의 지혜와 유머를 교감하고, 균형감각을 느낄 수 있는, 조선의 법궁인, 경복궁이었습니다. 그런데, 저 분 원숭이님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자꾸만 궁금했습니다.

 

본문 : http://blog.joinsmsn.com/liberum/12191832

 

 

글쓴날 : [11-05-12 10:39] 손금지기자[Liberum@hitel.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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