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타운 축제의 백미! 사자탈춤과 용춤, 그리고 길거리 퍼레이드!!

어린 시절, 놀이동산에 가면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스릴이 있는 것도 아니고, 직접 참여를 할 수 있었던 게 아님에도 불구하고, 하루 한두차례 펼쳐지는 다채로운 퍼포먼스와 퍼레이드는 잠시 넋놓고 바라볼 정도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 묘한 매력이 있었습니다. 보는 것만으로도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칠 수 있게 만드는 그것은 나이가 든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지난 일요일, 인천중국주간문화축제를 둘러보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 역시 중국 기예단의 사자탈춤과 용춤이었습니다.

 

 

자유공원에서의 스케치를 마치고, 차이나타운으로 내려오는 길에 멀리서도 우렁차게 들리는 북소리를 따라가 멈춘 곳엔 한 무리의 연주단이 큰 북을 신나게 두들기고 있었습니다. 점점 커지는, 조금씩 빨라지는 북소리에 같이 흥이 달아오는 순간, 퍼레이드의 시작을 알리는 폭죽이 터지고, 이어 중국 기예단의 무술시범이 한바탕 열렸습니다.

 

 

 

함께 하는 두 사람이 서로 합을 맞췄음을 알고 봄에도 순간순간 흠짓흠짓 놀라며 보게 되었던 그들의 무술 시범은 마치 진짜 대결하는 양 빠른 스피드와 봉과 봉이 부딪혀 나는 실감나는 소리로 긴장감을 더해주고 있었습니다.

 

 

 

차이나타운 거리는 내가 접수하겠어!

 

한껏 졸이며 보던 무술 시범이 끝나고 등장한 두 사자는 또한번 화려한 액션을 보여줍니다.

 

 

 

많은 사람들로 운집한 차이나타운의 길은 이미 두 마리의 사자가 노릴기엔 너무 좁았습니다. 살아남는 사자만이 차이나타운을 온전히 제것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활활 타오를 것만 같았던 빨간 사자의 패배로, 화려한 황금빛의 연두색 사자는 차이나타운 거리를 제 집인양 돌아다니기 시작했습니다.

 

 

 

눈을 떴다 감았다, 입을 벌렸다 오므렸다, 그저 인형탈일 뿐인 사자탈에 생명이 불어넣어지도록 날렵한 손놀림을 선보이는 탈쓴 이의 재빠르고, 정확한 움직임은 사자가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에 빠져들게 만들었습니다.

 

 

 

사자탈엔 보통 2명의 사람이 들어가있는데, 둘의 움직임은 원래 한몸이었던 것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땅을 디디고, 하늘을 벗삼아 솟구쳐 오르는 사자의 모습은 눈 감는 시간조차 아쉽게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혼자 차지한 땅도 비좁게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한달음에 기둥 위로 올라서는 사자입니다.

 

 

 

위에 서서 사람들을 내려다보는 사자의 눈빛은 위압감과 더불어 귀여움까지 느껴집니다.

 

 

 

저 좁다란 발판 위를 운동장인양 뛰어다니는 사자. 이 사자는 아무래도 사람들의 환호를 먹고 사는 모양입니다.

 

 

 

이따금 발을 헛디딘 양 한발을 쭉 빼 사람을 놀래키고, 그랬다 다시 뛰어오르고, 사람들의 환호와 감탄을 자아낼만한 행동을 골라서 하거든요. 사람들의 환호와 감탄은 사자탈도 춤추게 만듭니다.


 

 

여의주 내놔!

 

사자탈춤이 끝나고, 연달아 공연된 용춤. 9명이 한몸처럼 용을 움직이며 여의주를 쫓는 모양새는 순간순간 다른 포즈로 쉼없이 내둘러지며 살아있는 용을 만나는 기분이 들게 하였습니다.

 

 

 

용춤을 보면서 잠시 든 생각이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한번쯤은 찾아올 여의주같은 기회. 이 용처럼 기회를 알아보는 날카로운 눈매와 잡아낼 수 있는 능력, 결국 온전히 내것으로 만드는 치열함이 갖고 싶어졌습니다.


 

 

마지막은 길거리 퍼레이드로!

 

모든 퍼포먼스가 끝나고, 흥겨운 음악이 울려퍼지며 중국 전통의상을 입은 한무리의 사람들이 길을 따라 움직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국의 전통 혼례를 치루러 가는 혼삿길을 재현한 길거리 퍼레이드로 조금은 과장된 몸짓과 화장에서 퍼레이드의 마지막 여운을 웃음으로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어릴 적 소독차의 뒤를 쫓듯, 퍼레이드의 행렬을 따라 길게 늘어선 사람들의 걸음엔 즐거움이 그대로 묻어나있었습니다.

글쓴날 : [11-05-10 01:10] 이희진기자[mh9506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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