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하고 재치가 넘치는 권오을 국회사무총장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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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을 국회사무총장

대한민국 국회는 문턱이 무척 높고 부정적인 이미지의 산실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 하늘처럼 높은 국회의 사무총장을 만났다. 유머러스하고 재치가 넘치는 권오을 사무총장은 안동 출신으로 3선의원을 지냈다. 국회사무총장은 2선을 해야 총장이 된다. 국회 사무총장 자리는 대한민국 국회 안살림을 맡아 하는 곳이다.

 

그는 사무총장 직책을 맡고보니, 주부들의 노고를 너무 잘 알게 되었다고 한다. 자질구레한 일부터 큰 행사에까지 해도 빛도 안나는 일이지만 골몰하면서 주부들의 가사노동을 이해하게 되었다고 했다. 그렇게 말하면서도 유쾌해 보이는 권사무총장은 꽤나 내공이 쌓여 경지에 달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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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나 국회이야기보다는 권총장의 고향 안동이야기부터 하다

사무총장실에서 가까운 별관 회의실겸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면서 인터뷰를 했다. 오늘의 메뉴는 VIP용불고기 뚝배기였는데, 지난 겨울 고향인 안동이 구제역 파동의 시발점이 되자 국민들께 미안하고 안동 농민들의 안스러운 마음에 가슴 아팠다고 했다. 安東이 동쪽에서 편안해야지 안동이 탈나면 전국이 탈이나는 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안동은 보수적이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는데, 그렇지 않다. 율곡 이이선생과 쌍벽을 이루는 퇴계학문은 진보적 학문으로 노비해방, 며느리 재가 허용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퇴계선생은 그 시대의 가치와 덕목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썼다. "네가 위정자라면, 되어야할 덕목을 지켜야한다"고 가르쳐서 안동인은 어느 정도 몸에 체화되어 있다. 안동출신의 독립운동가도 많았고 해방전후에 사회주의 사상으로 이북으로 넘어간 안동사람도 많았다. 안동은 여자도 제사에 참여시키며 의성김씨가 안동권씨에 장가갔는데 재산은 반반으로 나눴으며 안동의 분재기에는 아들 딸 구별없이 나누어 준 기록이 있을 정도로 개화되었다.

 

하지만 안동사람의 일반적인 생활 풍습은 보수적인데가 다분히 있다. 안동고택, 종택, 서원 등은 잘 보존되고 있는 것처럼 역사적 문화적 가치는 우수한데 정치적으로는 뒤지는 편이다. 지도층이 가치와 도덕면에서 upgrade 되지 않으면 안된다. 퇴계선생이 누차 말했듯이 도덕이 살아 숨쉬는 안동이 되어야 한다. 조선의 선비교육에는 지도자교육이 들어 있었다. 그나마 안동은 경주의 최부자처럼 퇴계선생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그런 면에서는 몸에 배어 어느 정도 체화되어 있는 편이다. 한국은 교육면에서 우수하지만 지도자교육시스템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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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도 어두웠던 겨울이 자나가고 희망의 봄을 맞이하기를

길고 길었던 겨울이 지나가고 지난3월 19일은 날이 풀렸다.'희망구매사절단' 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수도권, 대전 등에서 4000여명을 모집하여 내려갔다. 너무나 기쁘게도 그들은 안동 장터에서 고등어, 콩나물, 문어, 양파, 두부 등을 구매해 주어 무척 기뻤고 보람을 느꼈다.

 

 "저는 마음이 약해서 상처를 잘 받습니다. 지난번 배추값 파동때 Facebook에 "좀 있으면 배추값이 내릴텐데..." 라고 썼다가 온갖 막말 악플에 혼이 났다고 한다. 그중에는 "이놈이 아직도 정신을 못차렸구나"라는 악플도 있었다. 시골에 있는 농민들은때로는 배추가격 폭락으로 배추를 뽑지도 못하고 갈아엎기도 합니다. 그후 7일쯤 경과한후, 자신이 부드럽게 쓴 글에 또 악플이 줄줄이 달렸다고 한다. 도무지 종잡을 수가 없을 때도 있다. 그런 악플을 막아줄 수 있으면 부탁한다는 말에 모두들 한바탕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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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는 왜 그리 다르냐? 이미지를 쇄신하기 위해서는 1년에 몇번씩 난투극이 벌어지는 국회의 모습은 TV에도 방영되고 Time 지에도 소개되어 별천지 대한민국 국회가 뭇매를 맞는다. 그가 말하는 "겉으로 보는 국회와 내면은 엄청 다르다"는 말 속에 진실이 담겨있다.

 

그는 크게 세가지를 강조하였다.

 

첫번째,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표이기 때문에 청문회나 국정보고에서 장관이나 당사자를 나무랄 권리가 있다. 그런 과정에서 고성방가가 나오고 주먹질이 오가는 장면이 연출되나 그것은 다반사로 연출되는 것은 아니다. 영국에서는 칼로 찌르기도 하고 미국은 총으로 쏴 죽이기도 한다. 한국은 국회의 질의 현장을 비춰주는데 다른 나라는 질문하는 의원과 답하는 장관만 보여주고 다른 장면은 비추지 않도록 되어 있다. 외국 방송이나 신문은 규정이 있어서 싸우는 것이나 텅 빈 좌석을 비추지 않는다. 한국도 관행이 정착되면 과격하지 않은 온건한 국회의 모습이 비춰질 것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의 충복이지만 당론을 따라야하는 당원이기 때문에 업무수행상 어려움이 많다. 국회의원의 공천과정을 당원이나 국민에게 돌려주지 않으면 계속 욕을 먹을 수 밖에 없다.

 

두번째, 국회의원은 보기와는 다르게 돈문제에 있어서는 깨끗하다. 부정한 돈이나 검은 돈을 착복하거나 뇌물로 받을 수가 없다. 만일 그러한 경우에는 감옥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며 기다릴 것이다.

 

세번째, 국회의원은 벼슬을 하는 것이 아니다. 국민이 뽑은 국민의 대표는 권력을 행사하는 벼슬일 수가 없다. 지금은 국회의 문턱도 무척 낮아졌다. 국회에 대한 인식을 바꾸면 좋겠다. 방송과 특히 언론의 역할에는 비판 기능이 있지만 시청률과 수익률을 생각하여 너무 자극적으로 흐르는 데에 문제가 있다. 언론이 비판기사를 쓰야 겠지만 Headline으로 미담기사를 일주일에 한두번이라도 쓴다면 사회가 좋아지지 않겠느냐고 동의를 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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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이 대접을 받는 국회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이 주인대접을 받지 못했는데 권오을 사무총장은 우선 국민을 위한 주차시스템을 바꿨다. 직원들은 한강 둔치에 차를 주차시키고 국민들을 위한 주차공간을 비웠다.국회를 출입하는 문이 이만큼 낮아졌으니 앞으로도 지켜봐주기를 바란다고 했다.

 

국민이 참여하는 국회가 되기 위해서는 국민 스스로 관심있는 입법간담회에 참석하고 입법기능을 최대한 발휘하도록 필요한 법을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야 한다. 소통국회, 열린국회 그리고 현장국회로 자리잡는 대한민국 국회가 되었으면 한다. 조용한 변화를 거치면서 국회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그는 2선의원을 거쳤기에 갑의 입장에서 을의 입장을 충분히 체득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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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실 입구 좌측벽에는 위의 '도산서원의 가을'이라는 대형 사진액자가 붙어 있어 고향을 무척 사랑하는 총장임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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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는 해공 신익희 선생에 관한 책과다른 신간서적들이 놓여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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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단체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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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총장실을 나와서 복도를 걸어가는 취재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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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G20 국회의장회의 5월 18일-20일, G20 회원국(19개국)의장회의가 이곳 국회의사당에서 열릴예정이다. 양원제의 국가일 경우 상.하양원의장 모두가 초청되며 의제는 '공동번영을 위한 개발과 성장' 이다.

 

박희태 국회의장이 유치했는데, 부의장 두분이 차분하게 맡아서 준비하고 있다. 이제 한국이 세계중심국가가 되어 할 것은 해야 할 위치에 왔다. 지구촌 중심국가로서 한국이 공동번영을 위한 개발자로 성장하였고 지구촌 재난에 대해서도 공동으로 대처할 것이다.

 

이번 회의의 주요 안건은 선진국의 발전경험 공유를 통한 개발도상국 발전전략, 금융위기이후 동반성장을 위한 국제공조와 의회의 역할, 세계평화, 반테러를 위한 의회간 공조 전략 그리고 지진. 원전.재난에 대한 공동 대비를 소위원회에서 다룰 예정이다.국제사회의 발언권은 힘에 비례한다는 것을 인식하고, 한국 삼성이 일본 소니를 어느 시점부터 이겼듯이 세계 일류국가가 되어야 국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우수한 이웃나라들에 당당할 수 있다.

 

일본민족은 예의바르고 자제력도 있으며 우수한 민족이지만 인류공동선과 가치관에 있어서는 의문이 갈 정도로 보편성은 부족하다. 힘있는 나라에 대해서는 공손하기 때문에 힘으로 누르고 이겨야 한다. 독도문제는 결코 양보할 수 없으며 결국 실력을 키워야 한다.

 

'지구촌 중심국가'로 우리나라의 현재 위치와 역할을 잘해 나가고자 준비하고 있으니,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고 의견을 보내주길 바란다고 했으며.G20 회의는 실시간 뉴스로 보도되는데 국민들이 G20회의의 한국의 역할과 위치를 알 수 있게 잘 알려주기를 바란다는 부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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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선의원을 지냈기 때문일까. 그는 유쾌하고 재치가 있어보이면서도 매끈하고 능란한 화술을 구사하는 정치인 출신의 행정가였다. 부인의 생일로 딸과함께 영화 '킹스 스피치'를 보고 12시가 넘어서 은평 뉴타운까지 가는720번 버스를 겨우 타고 가는 가정적이기도 한 대한민국 보통 남자였다.

글쓴날 : [11-04-10 15:20] 김민영기자[Malipres@hite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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