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석기 시대 온라인 RPG '스톤 에이지'를 실사로 즐긴다

 

 

지난 3월 29일, '제19회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가 열리는 경기도 연천 전곡리 선사 유적지를 미리 다녀왔다다. 연천 구석기 축제는 전곡리 선사유적지 및 전곡읍 일원에서 "전곡리안의 숨소리"라는 테마를 가지고 해마다 다른 슬로건을 설정하여 구석기 문화와 선사문화를 교육, 놀이, 체험등을 통해 배우고 즐기는 에듀테인먼트형 축제이다.

 

또한 구석기 문화를 이론과 실습을 통해 배워 보는 구석기 체험학교, 구석기 문화를 게임과 놀이를 통해 익히는 선사시대 체험파크, 연천의 문화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는 농경생활 문화체험 등, 체험 중심의 가족참여형 축제로 세계 최초의 구석기 문화 행사다.

 

 

어서오세용!! 전곡리 선사 유적지 입구 전경!!

 

특히 세계적 구석기 유적인 '전곡리 선사유적지'의 역사적 가치를 바탕으로 개최되는 연천 구석기 축제는 현재 세계 2대 구석기 축제이자 내용과 규모면에서도 세계적인 축제로 성장하기 위한 내실을 다져 나가고 있었다. 한국 유일의 구석기 축제로서 30만년 전 인류의 문화적 가치를 교육과 체험, 예술공연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하여 다른 선사시대 관련 축제의 모범으로 자리 잡았다.

 

연천 구석기 축제가 열리는 전곡리 선사 유적지는 크게 6개의 존으로 구성되어 있다. 6개의 존은 고김원룡선생 기념비, 구석기 전시관, 토층 전시관, 야생화 단지, 볼거리 존, 전곡 선사 박물관 등으로 나누어 진다.

 

특히 5월 4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는 연천 구석기 축제' 기간에는 이러한 존 외에도 엄청나고 다양한 행사 마당이 함께 진행된다. 그중 '구석기 체험마당'을 간단히 소개하자면 가족, 연인, 친구들이 함께 구석기 시대를 체험하는 마당으로 총 14개국(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페루등)이 참가하는 국제박람회부터 대형석제 끌기, 구석기 바비큐 체험, 구석기 퍼포먼스 컨테스트 등, 구석기 시대를 단순히 보는것만이 아닌 모두가 체험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가족 참여형 행사이다.

 

전곡리 선사 유적지 '구석기 유적관'은 구석기 시대의 원시인들이 생활 모습을 담고 있는 조형물들을 전시하고 있다. 구석기 시대의 원시인들은 안타깝게도 온라인 RPG 게임 '스톤 에이지' 처럼 풍요롭고 아름다운 모습은 아니지만, 스톤 에이지와 같은 생활 방식으로 자유롭고 행복하게 살았던 것 같다.

 

 

원시인으로 살아가기 위해선 '투창' 기술은 필수인 듯 하다.

 

구석기 시대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동물들을 사냥하거나, 들이나 숲에서 식용의 풀이나 나뭇잎, 식물의 뿌리, 과일, 열매, 곤충의 애벌레, 도마뱀 같은 작은 파충류의 동물 등을 채집하여 식량을 마련하였다고 한다. 또한 강가나 큰 냇가에서의 물고기는 구석기인들의 중요한 식량으로 활용했다.

 

처음에 물고기를 잡을 때는 둥글고 긴 나무 끝을 뾰족하게 만든 창이나, 몽둥이로 쳐서 잡는 매우 비효율적인 방식이었다고 한다. 때문에 물고기 잡는 기술과 도구는 후기 구석기 시대에 와서 많이 발전하게 된다고 한다. 이 때 나타난 어로 도구는 다양한 형태의 작살이 있었는데 물고기를 한방에 찍어내리는 효율적인 물고기 잡이 도구였다고 한다.

 

 

연천에서 구석기 축제가 열리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다!

 

전곡리 선사 유적지에 소재한 전곡리 토층 전시관은 연천 구석기 축제가 진행된 결정적인 유적 전시관이다. 이 곳 토층에서 출토된 유물은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로 전기 구석기를 대표하는 가장 특징적인 석기였다.

 

 

아슐리안형 주먹도끼 최초 발굴조사 당시의 모습

 

아슐리안형 주먹도끼는 주로 아프리카, 유럽, 중동, 인도, 자바 등 구대륙에서만 발견된 석기로 동남아시아와 중국, 한국, 일본 등을 포함한 동북아시아에는 없었던 석기였다고 한다. 그러나 1978년 경기 연천 전곡리에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됐다. 이것은 미국의 H.모비우스 교수의 정설을 완전히 뒤집어버린 일대 사건으로 동아시아 문화권에서 유일하게 전기 구석기 시대를 인증하는 레어급 유적인 것이다.

 

토층 전시관은 아이들이 구석기 시대를 재미있고 쉽게 접근하고 배울 수 있도록 '연천과 주먹도끼' 3D 입체 애니메이션을 상영한다. 연천과 주먹도끼는 약 12분 분량으로 연천 구석시 시대의 생활과 가족의 소중함을 담은 영상이다.

 

 

 

거대한 UFO가 착륙한 듯한 전곡 선사 박물관


 

예상치 못한 박물관의 모습에 감탄 연발

 

야외 전시장을 한참 둘러보고 난 후, 찾게된 전곡 선사 박물관은 필자를 진심 깜짝 놀라게 하였다. 구석기 축제가 진행될 곳에 첨단 테크놀로지가 결합된 외계 생명체, 아니 그보다 영화에서나 볼 듯한 거대한 UFO 모양의 건물은 충격과 놀라움 그 자체였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때 상황을 설명한다면, 필자는 건물을 보는 순간 "우와!! 뭐야 이거!! 우와와!! 우와앙!!!"만 연달아 중얼거렸다.




 

당장이라도 제다이가 등장할듯한 입구 모습. 두둥!

 

전곡 선사 박물관은 경기도와 경기문화재단이 총사업비 472억원을 투자해 7만2천599㎡의 부지에 건축면적 5천㎡ 규모로 건설중인 박물관이다. 현재 지하 1층, 지상 2층의 규모로 마지막 마무리 작업 중이며, 전곡에서 출토된 석기유물들을 중심으로 추가령지구대의 자연사, 인류의 진화과정을 보여주는 화석인골모형, 인류와 동물, 동굴벽화 재현등 다양한 고고학체험이 가능한 열려있다.

 



 

전곡 선사 박물관 지하1층과 지하2층 건물 내부 모습

 

제19회 연천 구석기 축제와 함께 개관 예정인 전곡 선사 박물관은 한창 마무리 준비중이었다. 건물 내부는 외관에서 느꼈던 느낌 그대로 미래에서부터 과거로의 시간 여행을 하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특히 천장에 수놓은 물방울 무늬가 이러한 느낌을 더욱 강렬하게 만들어 주는것 같았다.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을것 같은 '진화의 위대한 행진' 전시관

 

하지만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불모의 땅에 온 것 같은 이 기분은?

 

전곡 선사 박물관 지상 2층에 위치한 '진화의 위대한 행진' 전시관은 가장 오래 된 인류 사헬란트로푸스(투마이)에서 부터 현생인류인 호모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의 인류 복원 모형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전시되어 있다. 그리고 인류와 함께 했던 다양한 동물들도 만나 볼 수 있었다.

 

 

인류의 진화 과정 모습, 오직 한명만 사람으로 보인다.

 

인류의 진화 과정을 지켜본 필자는 개인적으로 현대의 인간의 모습보다, 과거 인류의 모습이 훨씬 인간다움을 느낀다. 그렇다고 완전 원숭이였던 시절을 말하는것은 아니며, 인류의 원조격인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정도가 아닐까 한다. 그리고 인간다움에 대해선 여러가지 해석이 있겠지만, 단순하게 느낀 그대로 표현하자면 인류의 진화 과정중, 인간이 자연과 가장 잘 동화된듯한 모습이었다는 것이다.


 

헉! 타우렌 종족 전용 탈것 100골마 '코도' 발견!

 

전곡 선사 박물관은 게임 매니아들에게는 좋은 전시관이 될 것 같다. 게임과 관련된 다양한 탈것들을 만나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가장 놀라게 했던 탈것은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타우렌 종족이 타고다녔던 100골마 '코도' 전시물 이었다.


 

이것은 바이오 하자드?

 

고고학 체험센터에는 콘솔게임 '바이오 하자드'를 연상케하는 시체가 한구 전시되어 있다. 시체는 좀비의 습격을 받았던 모습을 하고있지만, 이 모형물은 1991년 알프스 만년설에서 발견된 구석기 시대의 미이라로 외치계곡에서 발견되어 '외치'라는 이름을 가졌다고 한다.


 

연천 구석기 축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 김규선 연천군수

 

전곡 선사 박물관 관람을 마치고, 김규선 연천군수와의 특별한 인터뷰를 가지게 되었다. 김규선 연천군수는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에 대해서 구석기 문화와 선사 문화를 "전곡리안의 숨소리"라는 테마로 교육, 놀이, 체험 등을 배우고 즐기는 에듀테인먼트(Edutainment)형 축제라고 말하였다.

 

에듀테인먼트형 축제는 교육과 오락을 가미하여 게임을 즐기 듯 학습하는 프로그램이다. 온 가족이 함께 연천의 구석기 문화를 직접 보고, 느끼고 배울 수 있는 체험과 교육, 그리고 즐거운 추억 여행이 될 수 있는 축제를 보여줄 것이라고 한다.

 

 

올해 축제는 주제성을 강화하기 위하여 다양한 구석기관련 콘텐츠를 높일 계획이다. 14개국이 참여하는 국제선사체험 교류전, 구석기바비큐 체험, 구석기퍼포먼스를 3대 대표 프로그램으로 선정하여 질 높은 프로그램과 각종 경연대회 및 볼거리로 관람객 여러분들을 맞이할 것이라고 하였다.

 

"백번 듣는 것보다 한번 보는 것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기자는 연천 구석기 축제를 이번 여행을 통해 처음 알았다. 동아시아권에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구석기 유적이 존재하는것에 놀라웠으며 한편으론 부끄러웠다. 구석기 시대에 대하여 그들이 어떠한 삶을 살았고 생활하였는지 모르는 사람은 없을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이유로 이러한 선사 문화에 대해 굳이 관심을 가질 필요성도 그동안 없었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런 의미에서 연천 구석기 축제는 교육과 놀이, 체험까지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축제의 장이 아닐까 한다. 2011년 5월 4일부터~ 5월 8일까지 진행되는 연천 구석기 축제를 통해, 온 가족이 구석기시대 문화를 직접 체험하며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구석기 시대에 대한 문화와 인류사도 배우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연천 전곡리 구석기 축제 공식 홈페이지 : http://goosukgi.org

 

 

글쓴날 : [11-04-05 23:29] 오승억기자[ohsa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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