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적인 봄나들이 추천 장소, 여의도 국회의사당

 

날씨 좋은 주말 <대한민국 국회>에 다녀왔다. 차를 타고 지나가거나 한강을 건너는 전철을 타고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지 국회에 직접 발을 들여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실 작년 여름 헌정기념관으로 판소리 공연을 보고 온 적이 있긴 하지만 저녁 공연이었고, 시간도 많지 않았기 때문에 제대로 둘러볼 여유가 없었다. 따스한 봄날의 햇살이 비추는 국회는 우리가 그동안 생각하고 보아 왔던 공간이 아니었다.

 

국회의 분위기는 지극히 평화롭고 아늑하다. 또한 닫힌 공간이라고 생각했던 국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시민의 공간이다. 물론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국회 내 주요 건물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보안상의 이유로 일정 절차를 밟아야 하긴 하지만 그 절차 역시 그리 까다롭지 않아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다. 어디 그뿐인가. 여의도 전철역과 국회를 왕래하는 순환버스를 이용하면 국회를 방문하는 것이 훨씬 수월하다.

 

 

위키백과에 의하면 여의도의 총 면적은 265만m² 정도 된다고 한다. 평수로 따지만 대략 80만평. 그중 10만평 정도를 국회의사당의 부지가 차지하고 있다. 여의도의 8분의 1을 차지하는 규모는 국회의 바로 옆에 자리잡은 여의도공원 보다도 훨씬 큰 규모이다. 그래서 어디를 가든 한적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끼며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또한 잔디밭이나 꽃, 나무 등의 관리도 잘 되어 있고, 흡연구역과 벤치들이 적당히 배치되어 있어 잠시 쉬어가더라도 편안함을 느낄 수가 있다.

 

바깥 날씨가 너무 덥다면 국회의사당과 국회도서관, 헌정기념관 등 국회 내 주요 건물을 돌아보는 것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신분증을 제시하고 일정한 절차만 밟게 되면 누구나 건물에 출입할 수 있다. 수염을 기르고 선글라스를 쓴 내 모습이 외국 사람 같았는지 다짜고짜 영어로 말을 걸던 국회 직원의 모습을 회상해보면 외국인 역시 출입이 가능한 것 같다.

 

 

국회의 행정업무를 총괄하여 진행하고 있는 권오을 국회사무총장과 오찬을 함께하는 영광을 얻었다. 권오을 사무총장은 국회를 방문한 취재진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국민들이 국회에 가지는 안좋은 인식을 바로잡고, 국회가 열린 공간이라는 인식이 널리 퍼질 수 있도록 국민과의 소통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오는 5월 국회의사당 및 중앙홀에서 진행되는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기도 했다.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

 

'G20 국회의장회의'는 'G20 정상회의'와 연계성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이슈에 대해 의회차원의 독자적인 정책개발 및 대응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이다. 작년 11월 '서울 G20정상회의'를 개최한 우리나라는 G20 정상회의 초청국가에 5개 비회원 초청국까지 모두 25개국을 초청하여 '공동번영을 위한 개발과 성장'을 의제로 5월 18일부터 20일까지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를 개최한다. 이번 회의에서는 선진국 개발경험 공유를 통한 개발도상국 발전 전략, 금융위기 이후 동반성장을 위한 국제공조와 의회의 역할, 세계평화 및 반테러를 위한 의회간 공조 전략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될 전망이다.

 

 

권오을 국회사무총장과의 오찬 및 인터뷰를 마치고 국회의사당 내부를 구경하기 시작했다. 위에 보이는 사진은 국회의사당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파란 지붕을 내부에서 올려다본 모습이다. 상상조차 하지 못했던 내부의 모습과 안과 밖의 상반된 모습이 참 신기하고 재미있는 것 같다.

 

 

 

 

TV 뉴스에서나 보던 국회의사당 회의장의 모습이다. 18대 국회의원 및 각 부처 장관의 자리가 모두 정해져 있는 회의장에는 자리마다 모니터가 한 대씩 놓여져 있다. 참 많은 몸싸움과 말다툼이 벌어졌던 곳이지만 사람이 없는 회의장은 아주 조용하고 평안한 모습이었다.

 

회의장 내부를 돌아다니다 아는 이름이 나오면 왠지 모르게 반가운 마음이 들어 사진을 한번 찍어 본다. 낯이 익은 이름도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박근혜 의원, 나경원 의원, 추미애 의원, 전현희 의원, 이정희 의원 등의 여성 국회의원과 얼마 전 인터뷰를 하기도 했던 정병국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자리도 발견할 수 있었다.

 

 

 

국회는 레드카펫이 깔린 지하통로로 건물과 건물이 연결되어 있다. 국회의사당 지하에 로버트 태권V가 있다는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잘 빠진 지하연결통로가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다. 로버트 태권V는 보안상의 이유로 공개 불가! 여하튼 연결통로의 양옆 벽에는 그림과 사진 등이 걸려 있어 가는 길이 지루하지 만은 않을 것 같다.

 

 

 

국회의사당을 빠져나와 우측에 자리잡고 있는 의원동산에 올라가 본다. 13,223m² 규모의 의원동산은 잘 가꾸어진 조경과 우거진 숲을 즐길 수 있는 도심 속 휴식처이며, 십여가지의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 열린 문화공간이다. 동산 아래로는 한강이흐르고 멀리 북한산이 올려다 보이는 이곳은 과거 여의도에서 가장 높았다는 양말산 자리로 75년 국회의사당을 건립하면서 의원들이 이곳에서 국정을 가다듬고 사색을 하라는 뜻을 담아 '의원동산'이라 이름지었다고 한다. 의원동산에는 과거 예식장 등의 용도로 사용되던 한옥을 개조하는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이곳은 '서울 G20 국회의장회의'의 장소로 사용될 곳이기도 하다.

 

 

 

"편안한 안식처, 국회!"

 

짧지만 즐거웠던 국회 나들이를 마치고 잠시 벤치에 앉아 봄날의 따스한 기운을 마음껏 느끼며 미처 다 돌아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달랜다. 요즘 날씨가 참 좋다. 열린 공간 국회, 이색적인 봄나들이로 장소로 참 좋을 것 같다.

 

글쓴날 : [11-04-05 10:55] 김재원기자[reignman.c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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