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 전곡선사박물관


연천 전곡리의 전곡선사유적지에 선사박물관이 정식 개관을 하게 됩니다.전곡선사박물관은 멋진 외관과 그보다 더 멋진 상설전시관, 체험관 등 다양한 볼거리가 있는 공간입니다. 4월25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는데 저는 운좋게 먼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연천분들도 이 박물관을 들어가보신 분들은 많지 않으실거 같네요. 생각보다 너무 근사하고 너무 완벽해서 놀라울 정도였는데 하나씩 보여드릴께요.

 

 


경기도 연천 전곡선사박물관

오는 4월25일 정식 오픈을 앞두고 있습니다. 전곡선사박물관은 동아시아 최초로 주먹도끼가 발견된 경기도 연천군 전곡리에 건립된 고대유적박물관 이랍니다. 국제 설계 공모를 통해서 프랑스 건축가 니콜라스 데마지에르의 디자인이 채택이 되었다고 하네요.

 

뱀 혹은 용의 형상을 테마로 은색의 스테인레스 스틸로 마감을 한 박물관 건물은 마치 아름다운 우주선 같은 느낌을 줍니다. 두 언덕 사이에 얹혀진 모양인데 '선사 유적지로 통하는 문' 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합니다. 건물 자체가 독특한데 원시 생명체의 모습을 모티브로 디자인 되었고 스텐레스 스틸의 빛나는 외관은 뱀 혹은 용의 피부를 연상시키도록 되어 있답니다.

 

야간에는 건물 표면의 작은 구멍을 통해 빛이 흘러나와서 하늘에서 보면 박물관 자체가 마치 살아 움직이는 거대한 생물처럼 보인다고 하네요. 밤하늘에서 보는 이 박물관은 어떤 모습일까 참 궁금합니다.

 

 


박물관 앞으로는 조경이 잘 되어 있어서 작은 개울도 흐르고 있고 사진처럼 선사시대의 주거용 움막 등의 모습도 복원해놓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 시대에는 개울 등 근처에 주거지가 있었지 않았을까 싶네요. 볏짚으로 마감을 한 둥근 지붕의 건물은 화장실이나 컨테이너 건물의 사무실 등의 용도인듯 했습니다.

 

나중에 박물관이 정식 오픈이 되고 나면 이곳이 실외 체험학습장이 되서 저 움막 등에서 실제로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 이라고 합니다. 박물관 실내는 1층의 입구와 다목적 강당 및 기획 전시실이 있고 주로 이용될 2층 공간은 가장 큰 상설 전시실과 고고학체험센터, 특별 전시관과 연구실 등이 있고 또 카페페리아가 있습니다.

 

 


박물관 1층 로비 문을 열고 들어선 순간 미래의 건물 혹은 우주선안으로 순간 이동이라도 한 느낌 입니다. 하얀 벽에 유리와 스테인레스 등을 소재로 한 인테리어는 차가우면서도 묘한 느낌을 주네요. 건물 전체의 모서리들마다 전부다 둥글게 처리가 되어 있어서 동굴 같은 느낌과 함께 미래, 현재, 과거나 모두 한꺼번에 모여있는 신기한 느낌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한용 전곡선사박물관의 학예팀장님이 저희에게 박물관 안내를 해주시며 박물관과 전시물에 대한 설명을 해주셨습니다. 학예팀장님의 손에 들린 게 바로 주먹도끼 입니다. 학술용어로는 아슐리안형 석기 라고 하는데 아슐리안형 석기란 프랑스 생따슐 지역에서 발굴된 것과 비슷한 형태의 석기를 말합니다.

 

우리나라 연천 전곡리에서 발견되기 전까지는 동아시아쪽에서는 발견된 적이 없어서 보다 발달한 석기문화에 속하는 이 아슐리안형 석기인 주먹도끼는 아프리카 및 유럽에서만 있다는 학설이 지배적이었답니다. 즉, 아프리카와 유럽쪽의 고대인들이 보다 발전된 형태의 석기를 사용했던 데 비해서 아시아쪽의 고대인은 그렇게까지 발달된 문화를 갖지 못했다는 거였죠.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 주먹도끼가 발견되고 국제적 인증을 받음으로서 기존의 학설을 뒤엎는 증거가 되었답니다. 이거야 말로 서양인의 오만에 대한 통쾌한 복수라고나 할까요?

 

 


전곡선사박물관 상설전시실

아직은 정식 오픈 전이라서 모든 게 다 갖추어진 상황은 아니었습니다만 대부분 중요 전시물들이 이미 제 자리를 찾아서 전시가 되어 있더군요. 역시 하얀벽에 동굴처럼 둥글게 모서리 처리가 된 인테리어에 조명을 받아서 우주선 내부에 들어온듯 아주 신기하고 묘한 인테리어의 전시실 입니다.

 

 


상설전시관은 오른쪽 길로 시작을 해서 전시실 내부의 길을 따라 빙 둘러서 보는 구조로 되어 있는데요. 각각의 코너마다 다양하고 섬세한 볼거리가 전시가 되어 있어서 마치 진짜로 그 시대에 와있는듯한 느낌을 주도록 되어 있습니다. 전시물들 하나하나가 정말로 놀라울만큼 섬세하고 실제 같아서 움직이는 것만 같았어요. 박물관이 살아있다 라는 이야기가 진짜라고 해도 놀라울 게 없을 정도였습니다.

 

 


사나나 최초의 인류 벨기에 마사이 갤러리에서 제작되었다는 동물 박제들 입니다. 실제 동물 박제인지라 정말 살아있는 동물 같은 건 물론 만져보아도 딱딱한 걸 제외하면 느낌이 그대로 입니다.

 

 


상설 전시관의 메인 전시인 진화의 위대한 행진 맨 앞

인간보다는 고릴라 등과 더 비슷한 외형을 가진 가장 오래된 인류로 알려진 사헬란트로푸스(투마이)부터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에 이르기까지 인류 복원 모형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반시계방향으로 빙 돌아가며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 인류 모형 제작은 영화 등에서 본 것처럼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프랑스 학자 엘리자베스 데인스(Elisabeth Dayne)가 실제 발견된 고대인류의 뼈 모형을 제작해서 살을 붙이는 방식으로 제작한 500만년 전 투마이 인(人)과 200만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루시)에서부터 1만년 전 만달인에 이르기까지 인류의 전신 모형 14점 전시되어 있는 거라고 하네요.

 

 


전시물 아래쪽에는 이렇게 실제로 발견된 유골 화석의 모형과 함께 설명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와 신기하다 와 놀라웁다만 하시지 마시고 설명도 함께 보시면 이해도 빠르고 공부도 될듯 합니다.

 

 


고대 인류들과 함께 걷고 있는 메머드 모형

이 메머드 모형과 아래에 보여드릴 코뿔소 모형은 국내에서 제작이 되었다고 하니 그 뿌듯함이 더하더군요. 우리나라도 더욱 발전해서 이렇게 멋진 인체모형도 제작할 전문가가 나오기를 바래봅니다. 실제로 그 시대에 살았던 사람은아무도 없으니 진짜로 이렇게 생겼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겠지만 유골에 살을 붙이고 유전자 분석 등 과학적 증거를 토대로 정교하게 제작된 고대인류의 모형들 잠깐 보실까요?

 

 

 

 

왼쪽은 가장 오래된 인간이라는 투마미, 오른쪽은 파란트로푸스 보이세이

(참고로 각각의 사진에 대한 명칭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어요. 홈페이지에 아직은 별도 자료가 없고 제 기억에 의존해서 쓰는지라 정확히 아시고 싶다면 박물관 개장 후 꼭 가보시기를 추천 합니다.)

 

 


인류 최초의 사냥꾼 이었다는 호모 하빌리스

동아프리카와 남아프리카에서 살았던 고대인류로 손과 도구를 썼다고 합니다. 석기를 만들어 동물을 사냥했었고 두발로 정확히 걸음으로서 두손을 자유롭게 썼을거라고 하네요. 저 심오한 표정이라니 사냥꾼보다는 고뇌하는 철학자에 더 어울리지 않을까 싶어요.

 

 

 

 

왼쪽은 호모 에렉투스, 오른쪽은 호모 플로렌시스

특히 오른쪽 사진의 호모 플로렌시스는 인도네시아에서 발견된 화석을 복원한 걸로 작은 키에 어른의 치아를 가지고 있어서 호빗 이라는 별명으로 불리운다고 합니다. 섬이라는 특수한환경에 맞게 진화가 되어서 체구가 작은 게 특징인데 실제로 다른 인류 모형에 비해서 키가 반 정도 밖에 되지 않아요.

 

 


국내 제작한 코뿔소 모형

인류는 오래오래 전부터 동물들과 함께 이 지구에서 살아 왔습니다. 이제와 새삼 지구의 주인이 인간이라고 우기고 있는 건 아닌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국내 모형 제작 기술도 정말 너무나 훌륭해서 가슴이 뿌듯 합니다.

 

 

 

 

왼쪽은 사라진 우리의 친척 네안데르탈인, 오른쪽은 호모 사피엔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 사피엔스 라는 이름은 교과서 등을 통해서 우리가 익히 들은 이름이죠. 네안데르탈인은 20만년전에 유럽과 서아시아 일대에 살았는데 추운 빙하기도 이겨냈음에도 불구하고 약 3만년전 현생 인류가 유럽에 도착을 하고 나서 완전히 사라졌다고 합니다. 현생 인류와의 싸움에서 진걸까요?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오른쪽 호모 사피엔스. 우리 인류의 조상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고대인류 입니다. 게다가 이 모형은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인류 화석 중 가장 오래된 용곡인 이라고 하네요. 우리나라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니 왠지 할아버지 같고 얼굴도 너무 미남이신걸로 느껴지는걸요.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는 모형은 베이징 인근에서 발견되었다는 산정동인, 맨 앞은 평양 인근에서 살았다는 만달인

만달인은 구석기 시대에서 신석기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살았을 걸로 추측이 하는데 한국인의 직접적인 조상으로 추정하는 인류 라고 합니다. 미남이시지요. 저 만달인은 카메라를 들고 있는 저를 똑바로 바라보며 무엇을 이야기 하고 싶은 걸까요? 가만히 박물관에 앉아 있으면 오래오래된 지구의 비밀들을 이야기 해줄듯 싶습니다.

 

 

동굴 벽화 탐험

두사람 정도 간신히 지나갈 폭의 동굴 모형이 실내에 있는데 벽에는 실제 벽화의 모형을 정교하게 본따서 제작되어 있습니다. 벽부터 천정까지 다양한 벽화가 그려져 있어요. 횃불 모양의 손전등을 손에 들고 약간 어두운 동굴을 걸으면서 벽화를 보실 수 있는데요.

 

왜 어떤 이유로 고대의 사람들은 동굴에 그림을 그려서 남긴걸까요?주술적 목적이거나 후손에게 전달할 내용을 그렸거나 혹은 어느 비오는 날 예민한 감성의 예술가 타입의 고대인이 자기 주변의 이야기를 그렸거나, 그려진 그림이 어느 동물인지 왜 그렸을지 아이와 이야기를 나눠보세요. 창의력 이라는 거 이럴때 쑥쑥 자라는 거 아닙니까? 이게 바로 체험학습 아니겠습니까.

 

 


네안데르탈인의 유골 모형

이라크의 동굴에서 발견되었다고 하는데 약 6만년 전의 인류로 추청된다는군요. 이때부터 인간이 사후를 생각해서 매립방식을 취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즉,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는거죠.

 

 


동굴을 나와서 보면 연천 전곡리의 발굴현장의 모형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벽에는 전곡리 발굴 현장의 지층을 그림으로 정교하게 그려 놓았습니다. 약 50만년전에 형성된 맨 아래의 현무암 위로 세월이 흐르면서 켜켜이 퇴적층이 형성되었다고 하네요.

 

 


발굴현장에서 발굴된 다양한 석기들과 설명도 보실 수 있구요. 고대인들은 이런 석기로 사냥도 하고 조리도 하면서 일상 생활을 살았을 겁니다.

 

 


메머드뼈 막집

우크라이나 메지리치 유적에서 발견된 집터를 복원한거라고 하는데요. 약 1만5천 년 전에 만든 것으로 매머드 아래턱뼈로 울타리를 치고 입구는 매머드 어금니로 아치를 만들어 장식했다고 합니다. 이 막집을 짓고자 들어간 매머드는 적어도 95마리 분이고 뼈 총무게는 15톤 정도에 이른다고 하네요.

 

팀장님 말씀으로는 아마 이런 메머드의 멸종에 이런 집을 짓게 된 인류의 역할도 있지 않을까 싶다 하셨습니다. 어쨌든 전곡 선사 유적지에서 봤던 움막 비슷한 것보다는 훨씬 안락해보이고 단단해보입니다. 그만큼 더 편안했겠고 사냥을 잘 할 수 있는 소수의 인류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이었겠지요.

 

 


막집 옆의 고대인 모형

이제 고대인류의 발자취는 극지를 향해서도 나아가고 있습니다. 자작나무와 설원 그리고 추운 지역의 동물들... 인류는 옷과 더 단단한 옷이 필요하겠지요. 손에 작은 돌을 들고 가죽을 다듬고 있는 모습을 재현하고 있습니다. 동물을 잡아서 주먹도끼를 이용해서 가죽을 벗겨내고 나면 현대 무두질이 있듯이 가죽을 부드럽게 다듬는 기술이 필요했겠지요.

 

 


금방이라도 콜록 기침을 하며 몸을 일으킬 거 같네요. 이 할아버지의 자손이 또 자손을 낳고 또 낳고 그렇게 인류는 대를 이어서 살아왔습니다. 선조의 유익한 기술을 받아들이고 더 넓히고 더 연구를 하면서 말이죠.

 

 


고고학 체험 센터는 아이들을 위해서 아주 좋은 교육의 장이 될 곳입니다. 돌 모양의 쿠션과 다양한 동물 인형이 있고 벽화 그리기, 석기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행사가 진행될 곳 입니다.

 

 


아이스맨 모형

체험센터 한가운데에는 아이스맨의 모형이 발견 당시의 모습 그대로 복원되어 있습니다. 이 아이스맨은 약 5,300년쯤 전 석기시대의 남자로 1991년 알프스 만년설 안에서 발견되었다네요. 사냥꾼 이었던듯 이 사람의 옆에는 사냥을 위한 장비가 들은 꾸러미도 발견되었다고 해요. 사망 당시 키 157㎝에 몸무게 50㎏ 정도였다고 추정되지만 발견 당시 몸무게 13㎏ 상태로 발견됐다고 합니다. 한쪽 어깨에 화살을 맞고 죽은 모습으로 얼음에 갇힌 탓에 보관이 아주 잘 되어 있었다고 하네요.

 

 


김규선 연천 군수님께서 직접 오셔서 자리를 함께 하시고 연천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 주셨습니다. 연천은 지질학적으로 한반도의 중심인 원점 지역 이라고 합니다. 군사적 요충지인지라 지금까지 개발이 제한되어 왔지만 역사적 문화적 가치와 볼거리가 풍부한 곳이고 농촌체험관광 또한 발달해 있다고 하네요.

 

고려 4대왕을 모신 고려의 종묘 숭의전을 비롯, 경주를 벗어난 유일한 신라 왕릉인 신라 경순왕릉 등 문화적 유적과 더불어 개발이 안된 아름다운 자연 풍경을 만끽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곳 입니다.

 

이번 전곡선사박물관의 개장과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를 잘 마무리하고 앞으로 구석기 엑스포도 계획하시고 계시다고 하네요.

 

정작 우리 땅에 사는 우리보다 외국인들에게 더 유명한 문화적 유산이 가득한 땅 연천. 아름다운 연천이 더 많은 분들께 알려지고 사랑받기를 바래봅니다. 저도 다음 기회에 정식 개장 후에 꼭 이 선사 박물관을 다시 가보고 싶습니다.

 

 

www.jgpm.or.kr

 

박물관의 아름답고 정교한 모형들은 비용도 많이 들이고 오랜 시간 노력과 공을 들여 제작된 작품들 입니다. 박물관 체험을 하시러 가는 분들이 더 많이 사랑해주고 아껴서 좀 더 많은 분들이 오래 오래 제가 지금 본 이 모습 그대로 보실 수 있도록 지켜주시기를 바랍니다.

 

막 손대고 만지고 함부로 대하시면 안된다는 기본! 다들 아시시겠지요. 유리케이스에 씌워진 전시품이 아닌,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전시품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다같이 노력해주시기를 바래봅니다.

 

 

http://goosukgi.org/

 

5월4일부터 8일까지 전곡선사박물관과 전곡선사유적지에서 연천전곡리구석기 축제가 진행됩니다. 연천전곡리구석기축제 홈페이지로 가시면 더 다양한 축제 정보를 만나실 수 있습니다.

 

 

마야의 놀이터 www.happy-maya.com  blog.naver.com/sthe2002

글쓴날 : [11-04-04 00:55] 오지영기자[sthe2002@naver.com]
오지영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