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전곡리 선사유적지 체험 답사


전곡리, 과거로 향하는 통로

새로 세워진 전곡 선사박물관은 이무기 혹은 용의 이미지로 비늘이 번뜩이며, 4월 25일 개관을

앞두고 있다. 한탄강이 마을을 휘감아 도는 전곡리 선사유적지는 동아시아 최초로 아슐리안형

주먹도끼가 발견된 자랑스런 곳이다. 왜? 한반도를 점령하고 살았던 우리 민족은 구석기

시대부터 머리를 쓸 줄 아는 스마트한 사람들이었음이 증명되었기 때문이다.

 


박물관의 계단까지 맘모스의 턱뼈를 연상시키는데, 학예팀장이 파얼 타임즈 회원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구석기 시대로의 시간여행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박물관 내부는 상설전시관, 고고학 체험센터, 동굴벽화 탐험실로 꾸며져 있었다. 상설 전시실에는 고증과 복제기술을 거쳐 재현된

14명의 대표적 인류의 조상이 전시되어 있다.

 


아슐리안형 주먹토기

1978년 작은 시골 마을이던 연천군을 전세계에 알린 사건이 일어났다. 한탄강 유원지로 놀러왔던 미2사단 병사 그렉 보웬(G. Bowon)이 주먹도끼 등 석기 4점을 채집해 서울대 박물관장이었던 고(故) 김원룡 교수에게 감정을 의뢰하면서 전곡리 일대가 구석기 유적지라는 사실이 세상밖으로 드러난 것. 그 청년은 인디아나 대학에서 고고학을 전공한 사람이었다.

 

아슐리안(Acheulean)형 주먹도끼란 프랑스의 쌩 아슐 유적에서 처음으로 확인되어 붙여진 이름이다. 전곡리 유적 발견 당시까지 정설로 믿어졌던 모비우스 교수의 세계 구석기 2원론을 무너트리는 결정적 계기가 이 전곡리 주먹도끼 사건이었다. (모비우스의 학설에 따르면 인도를 경계로 아시아의 동쪽 지역에는 나타나지 않는다고 믿었던 전기 구석기를 대표하는 석기가 전곡리에 출현했기 때문이다.)

 

김원룡교수의 발굴열정과 업적을 기려 전곡리 선사체험공원에 기념묘비가 세워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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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만년전 어느 날, 이락의 샤니디르 동굴에 매장된 한 남자가있었다.
탄소측정으로 연대를 알아내고, 놀랍게도 유골 근처에는 몇종류의 꽃들이
함께 묻여 있었음을 알아냈다. 그의 죽음을 슬퍼하는 사람들이 엉겅퀴, 들백합
등 야생화를 꺾어와 함께 묻은 것이었다. 이로써 현생인류 이전의 인종이었던
네안델탈인은 매장도 할 줄 알고, 타인을 돌볼 줄도 알며, 이승과 저승의
이별...사후세계 동경도 할 줄 아는 사람들임을 유추하게 되었다.
들꽃다발 이라니!!
 
꽃의 아름다움을 느낄 줄 알고, 바칠 줄 알며, 사별의 슬픔을 함께 나누며,
먼 훗날 다시 만날 것을 마음으로 기약했던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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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굴 벽화탐험이 시작되었다. 전시실 내에 재현되는 동굴벽화들은 관람객이
직접 어두운 동굴벽면에 불빛을 비추면서 그림을 찾아 보게 되어 있다.
 
벽화들은 주로 주술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어서 사냥의 성공 기원 등 제의적인
의미를 가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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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의 알타미라 동굴, 프랑스의 라스꼬 동굴, 라스코 인근의 루피냑 동굴, 쇼베 동굴 등의
벽화 그림들을 복제해 왔다고 한다. 일각수 짐승, 코뿔소와 말, 살찐 엉덩이 짐승들...고인류들은 광활한 들판에서 필요할 때 이들을 사냥했을 것이다.

 


전곡리 축제는 처음엔 소규모로 미미할 수 밖에 없었지만, 11회였던 2003년에 방문객 수가 23만명이었고, 16회-17회인 2008년-2009년엔 방문객이 90만이었다고 도표에 나와 있다. 만 4일간 자그마한 도시에 엄청난 관람객이 왔다.

 

7년연속 문화체육관광부 선정축제라면 전시성이 아닌 꾸준한 지원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테마형 축제로 자리 잡은게 분명하다. 전곡리 구석기 축제는 '가족체험 축제'로 특히 어린이와 학부모들께 인기가 높은데, 그럴수 밖에 없어 보인다. 자연스럽게 제공된 볼거리에, 재미와 학습이 저절로 이루어지게 되어있었다.

 

 


구석기 체험마당에는 구석기 볼거리 죤, 구석기 유적관, 선사체험교실, 구석기 유적관, 고고학

조형물 등이 무척 넓은 터에 배치되어 있다. 보이는 코끼리 母子像 조각은 2억원이나 가격을

치른 최고 비싼 작품이라 한다.

 


2006년 3월에 개관한 토층전시관은 1981년 4차 발굴조사 당시 발굴의 깊이를 복원한 전시실이다. 그간의 발굴조사 사진과 출토 유물및 발굴조사에 참여한 연구자들의 생생한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다. 이곳에서 3D영화 '연천이와 주먹도끼'도 관람했다.

 

 


전곡리 주먹도끼는 몸체가 두텁고 자연면이 많이 남아 이는 것이 특징인데, 이는 규소성분이 풍부한 양질의 석재를 사용한 유럽-아프리카 지역과 달리 전곡리 구석기인들은 도끼 제작시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단단한 강자갈 들이 주로 사용되어 원하는 형태로 만들어 내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한다.

 

 

<2010 한탄강 현대 야외조각 흐름전>에 출품된 OldStone Age or BC-10000 제목의 작품

 


전시 체험장 외에 카페와 바베큐를 해먹을 수 있는 장소도 왼쪽 저멀리에 있다. 행사장이

무척 넓었는데, 연천군의 크기가 서울특별시 면적의 1.2배나 넓다고 했다.

 

1978년 이후 총 18차례에 걸쳐 이곳과 주변지역에 발굴 조사가 가 있었다. 8500 여점의 구석기시대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는데, 주먹도끼, 뾰족끝찍게, 양면핵석기, 다각면 원구 등 대형석기와

소형 석기, 석기제작 과정의 부산물인 대량의 박편등을 수거하였다.

 

전곡리에 가면 인간의 근원에 대한 호기심과 의문이 많이 생긴다. 46억년에 지구가 탄생하고,

그후부터 공부와 정리가 필요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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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연천군은 선사유적지와 구석기축제를 '국제 선사 EXPO' 개최를 위한 초석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015년경, 멋진 고인류 문화축전이 이 땅에 한판 벌어질지 모른다.

 

http://blog.joinsmsn.com/liberum/12140871

 

글쓴날 : [11-04-02 14:24] 손금지기자[Liberum@hitel.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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