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의 비밀공간, 그곳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비행기를 타면 가장 먼저 승객들을 맞이하는 이가 있으니... 승무원이다. 언제나 환한 미소와 함께 승객을 맞이하는 승무원의 모습은 여행의 설렘을 더해줌과 동시에 여행으로 쌓인 피로를 덜어주는 고마운 존재가 된다. 한편 승무원은 뭇 남성들의 로망이 되기도 한다. 이는 젊은 미혼녀가 대부분인 국내에서 더욱 심화되는 현상인데 한때는 여자가 선호하는 직업 1위와 남자가 선호하는 배우자의 직업 1위 모두를 스튜어디스가 차지한 적이 있었을 정도로 승무원의 인기는 대단하다고 볼 수 있다.

 

"남자들의 로망, 승무원!"

 

남자들이 승무원을 좋아하는 이유는 그녀들이 가진 이미지가 워낙 좋기 때문이다. 승무원 역시 서비스직이라 상냥함과 친절함은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을 것이고, 왠지 모르게 애교도 많을 것 같고, 또 지적일 것 같고, 그 곱디고운 미소와 외모는 또 어떻고... 좋아하지 않을래야 않을 수가 없다.

 

 

"승무원의 비밀공간을 들여다보다."

 

올 초 제주도로 여행을 다녀오면서 승무원의 비밀공간을 엿볼 수 있었다. 사실 비밀공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창한 감이 없지 않아 있지만 비행기를 타는 승객들이라면 한번쯤 들여다보고 싶어 할 공간임에는 틀림이 없다. 특히 승무원을 좋아하는 남자라면 더욱! '갤리(Galley)'라는 이름의 이 비밀공간은 기내방송을 하거나 승객들을 위한 식사와 음료 등의 각종 서비스를 준비하는 공간이다. 또한 승무원이 잠시 휴식을 취하거나 식사를 하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갤리는 보통 비행기의 꼬리 쪽 끝에 자리잡고 있어 승객들은 좀처럼 구경하기 어렵다.

 

 

"격하게 환영합니다."

 

비행기에 오르자 승객들을 맞이하는 기내 방송이 들려 온다. 뒤를 돌아보니 전화기 모양의 마이크에 입을 대고 준비한 멘트를 읽기 시작하는 승무원의 모습이 살짝 보인다. 영어도 잘해요~ 아주 가끔 말이 꼬이기도 하지만 그럴 때마다 오히려 더 친근한 느낌을 전해 받는다.

 

 

 

비행기가 이륙하고 안전벨트 표시등에 불이 꺼진 것을 확인, 화장실에 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분주하게 움직이는 그녀들의 모습 포착. 잠시 후 다시 한번 기내 방송이 들려 온다.

 

 

"생각만 해도 시원한 음료서비스가 시작됩니다."

 

아하, 생각만 해도 시원한 음료서비스를 준비하느라 그렇게 분주히 움직인 거였구만. 여러 종류의 음료수와 종이컵, 티슈 등을 준비하고 목에 차고 있던 스카프를 풀러 앞치마로 대신하느라 짧은 시간이었지만 바쁘게 움직였던 것 같다.

 

 

 

"커피 주세요. 물도 한 잔 주시고요."

 

제일 끝 좌석에 앉았더니 음료 서비스도 제일 마지막이다. 그래도 좋다. 갤리 바로 앞에 앉아 있으니 필요한 것이 있으면 바로바로 요구할 수 있으니까. 그런 의미에서 토마토 주스나 한 잔 더 마셔야겠다.

 

 

빈 컵을 수거하는 승무원의 얼굴에서 미소가 끊이질 않는다. 승객들과 가벼운 대화도 주고 받으며 일하는 것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승무원이라는 직업 만큼 힘든 직업도 드물다. 흔들리는 비행기에서 장시간 서서 일을 해야 하는 것도 모자라 힘들고 짜증나도 미소 또 미소, 진상 손님들 비유까지 다 맞춰 줘야 하니 비행 한번 하고 나면 심신이 모두 녹초가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부심 하나로 고된 일 모두 이겨 내는 그녀들의 강인함은 존경스럽기까지 하다.

 

 

①생각만 해도 시원한 음료서비스와 ②찾아가는 빈컵 수거 서비스가 끝나자 앞치마 착용 때문에 잠시 풀어 두었던 스카프도 다시 매고, 뒷정리를 하느라 여념이 없다. 승무원의 상징이라고도 볼 수 있는 스카프를 얼마나 많이 매 봤는지 거울도 없는데 아주 신속, 정확하다. 그녀의 놀라운 스킬에 감탄하고 있을 무렵 기내 방송이 또 다시 들려 온다.

 

 

"안녕히 가십시오. 땡큐. 고맙습니다"

 

다시한번 전화기 모양의 마이크를 집어든 승무원은 마무리 멘트를 던지며 슬슬 목적지에 도착할 시간이 되었음을 알린다. 짧지만 즐거웠던 비행 시간이 끝난다고 하니 못내 아쉬운 마음이 든다.

 

서울에서 제주까지는 1시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비행 시간의 구간이지만 10시간도 넘는 비행을 하는 장거리 구간이라면 승무원의 비밀공간 갤리가 그녀들에게 가장 익숙하고 편안한 안식처가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튼 이곳에서 정말 다양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 또한 승객들을 위한 모든 서비스의 시작은 바로 이 비밀공간에서 비롯된다. 고맙고 또 궁금한 공간, 승무원의 비밀공간이다.

 

 

"마지막으로 기념사진 한번 찍을게요."
"하나 둘 셋, 앗! NG"

 

그냥 이걸로 가야겠다. 이 사진이 더 귀엽고 재미있다.

승무원 누님들, 이해해 주실 거죠?

 

※ 본문에 사용된 모든 이미지는 사전 합의 하에 촬영한 사진임을 밝힙니다.

 

 

글쓴날 : [11-03-28 17:49] 김재원기자[reignman.c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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