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미숙 포토에세이[자전거랑 아침을 열며-광진교 일출 풍경]

 

호미숙 포토에세이[아침을 열며-광진교 일출 풍경]

 

이른 새벽, 초저녁에 잠깐 잠이 들었다가 깨었더니 도통 새벽이 되어도 잠이 오지 않아 무얼 할까 궁리 끝에 생각 해낸 것은 바로 새벽 일출을 보기로 하고 부랴부랴 준비하고 자전거 미니벨로 빨강이(Passion)의 황금날개(금색페달)의 날갯짓으로 광진교에 도착해보니 너무 이른 해맞이인지 광진교 위에서 바라보는 한강의 조명불만 밝히고 동녘은 어둑하기만 하다.

막바지 꽃샘추위라고 하지만 얼마나 춥겠냐며 당당히 얇은 점퍼만 걸치고 나갔더니 강바람에 온 몸이 얼어붙을 정도로 추위를 느껴 구리시로 향하던 핸들을 틀어 가까운 식당에 들러 몸을 녹이고 다시 광진교를 찾았을 땐 이미 여명도 밝아 온지 꽤 되었는지 벌써 아침 해가 불쑥 올라와 반긴다.
 

 

 

 

강바람을 쐬면서 일출 사진을 담고 어디라도 갈까 고민하다가 가까운 어린이 대공원이라도 가고 싶었지만 추위에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결국 광진교 아래로 내려와 광나루 둔치의 한강공원을 빙 둘러보며 아침풍경만 담았다.



 

 

 

붉었던 태양은 황금빛을 쏟아내며 새벽 강에도 황금물결을 일렁인다. 마주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심에 암사동 아파트 단지는 조각모형으로 실루엣을 드리우고 산책하기 좋은 다리 광진교에 위치한 리버뷰8번가의 꺼진 가로등 불을 환하게 밝힌다.

 

 

 

 

 

-자전거 타고 가면서 한 손으로 찰칵(자전거 탄 그림자)-


동녘의 태양과 맞서 달리는 자전거 타고 가는 사람, 운동기구를 이용하는 사람들, 강변을 거니는 사람들, 그리고 그 풍경을 담으려는 나 자신의 그림자도 아침 풍경을 그린다.



 

 

 

강 건너 마주한 광진구 도심의 아파트는 회색을 벗겨내어 아침이 그리는 황금색으로 채색하고 강 위에 흐릿하게 비추고 있던 밝은 달도 아침햇살에 하얗게 바래버렸다. 강가에 서 있는 버드나무는 강물만 들이키고 연초록 잎을 숨긴 채 물 오른 가지는 봄 춘(春)자를 쓰며 너울댄다.



 

 

 

 

 

아침 햇살을 등지고 마주 오던 사람은 누구보다 오늘 하루를 상쾌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할 것이고, 암사생태공원의 늪지의 버드나무 군락에도 나무 끝까지 초록 물이 올랐다. 나의 날개가 되어 주는 빨강이 미니벨로, 작은 자전거지만 어디든 동행하는 영원한 동반자, 긴 겨울바람에도 꺾이지 않은 갈대는 황금 빗자루로 봄바람을 쓸어준다.




 

곡선으로 난 길 옆으로 갈빛과 봄빛이 공존하며 찬바람은 겨울 끝을 부여잡고 세 계절을 섞어 놓았다. 상큼한 봄과 그리움의 가을과 긴장하는 겨울에 서 있는 나. 오늘도 행복의 메신저를 무언의 사진 속에 담아 온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께 아침의 설렘과 하루의 희망인 행복 바이러스 전파합니다. 고운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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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homihomi.tistory.com/635

추천 꾹!! 행복하세요~

글쓴날 : [11-03-23 12:39] 호미숙기자[homihomi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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