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에 활짝 핀 유채꽃

제주도 성산 일출봉 인근에 해마다 2월이면 이미 노란 유채꽃이 환하게 피어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 잡는다.

 

이는 주민들의 생계를 위한 농사용이 아니라, 여행객을 배려한 제주자치도의 관광권장사업의 하나라고 알고 있다. 어쨌거나 육지에서는 눈이 내리고 추위에 아직도 강물이 얼어 있는 2월말 경에 이미 제주도에는 이렇게 노오란 유채꽃망울을 볼 수 있다는 것은 많이 행복한 일이다.

 

 


이 곳은 제주에서도 특히 바닷바람이 강하기로도 유명한 곳이다. 갓 꽃을 피운 여린 유채들이 바람에 몸을 내맡기고 있었다.

 

 


멀리 성산 일출봉이 보인다.고등학교 때만 해도 저 분지 아래로 내려갈 수가 있었다. 친구들과 함께 겨울방학때 놀러 갔었던 기억이 난다.미자,해순이 ,갑순이 ,용숙이, 미숙이,... 또 기억이 가물가물 해져버린 친구들의 이름들을 되뇌어 불러본다. 긴머리 갈래로 땋고 나름대로 한껏 멋을 부린 우리들은 그렇게 늘 성산포로 서귀포로 몰려 다녔다.

 

 


흔들리는 유채를 보니 잠시 내 마음도 흔들린다. 요즘 부쩍 생각이 많아서 일게다. 고향은 나에게 포근하고 정겨운 그런 이미지로 남아 있지는 않다. 오랜 세월동안 애증의 땅은 이제 그리움으로 다가온다.간절한, 그리고 언젠간 돌아가야 할 고향!

 

 


내 마음 만큼이나 숭숭숭 구멍 뚫린 현무암 돌담은오늘도 그 때처럼 말없이 바닷바람을 맞고 서 있다.

 

 


유채밭 너머로 아직 잔설이 보인다.유채에 대한 기억을 떠올려보면 고생이었고 못살던 가난한 시절의 코피 쏟으며 일했던 기억밖에 없다.7~80년대에는 제주도 전체가 노란 유채향에 멀미가 날 정도로 유채농사는 성황이었다.유채꿀 채취를 위해 육지 양봉가들은 두어달씩 밭마다 진을 치고 있었다.

 

 


지나가던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포토존 하트 대신 초가집 하나 서 있으면 어떨까 잠시 생각을 해본다.

 

 

유채꽃에 얽힌 비바리의 어린 시절의 추억

제주시나 서귀포를 제외한시골 학교에서는 해마다 유채방학을 한다.일주일 동안 그 방학기간에 유채베기가 실시된다.유챗대는 어찌나 굵고 억세었던지 지금의 저 하늘거리는 유채는 유채도 아니다.슥슥 하루종일 아버지께서는 나무 그늘에 앉아서 낫을 가셨고할머니와 어머니 그리도 딸 넷은 죽어라 밭에서 낫질을 했다.

 

그러다가 잘못 하여 스윽 손가락을 동강 내기도 했다피가 철철 넘친다.어머니께서는 얼른 도르멍 강 밭 돌담에 돋아난 쑥을 뚝뚝 뜯어서 돌맹이로 쿡쿡 짓이겨피가 넘치는 손가락에 빙빙 감아 주셨다.그러면 신통하게도 피가 슥 멈춘다 .그때의 그 쑥향이 참말로 좋았었다. 어머닌 꼭 한마디 내 뱉으셨다."일허구쟁 안허난 간새 부리다가 끊어 먹주..."(일하기 싫어 게으름 피우다가 (딴생각 하다가) 손가락을 베어 먹는 것이다.)

 

 


봄 소풍때 오름에 올라 내려다 보면 섬 전체가 보리와 노란 유채물결이었다.그때의 제주도는 섬 전체가 화원인 셈이다.

 

 


바람부는 성산 일출봉 포스팅은 다음에 이어집니다.3월 첫째날입니다.지금 육지는 바람이 불고 비가 오고 일부 산간지방에서는 눈이 또 내린다.유채꽃 향기가 해풍을 타고 풍겨오는 제주도의 따뜻한 고향집 아랫목이 그립다.

 

 

더 많은 제주도 여행지는 비바리의 숨비소리 (탐라의 향기)에`~

http://vibary.tistory.com/

 

원글작성자 : 비바리 (원글 : http://cafe.naver.com/powerbloggeraliance/7522)

글쓴날 : [11-03-22 08:16] 이희진기자[mh950621@naver.com]
이희진 기자의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