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크로아티아에서 알아보는 풍경사진 잘 찍는 노하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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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공예품을 팔고 있는 크로아티아 여인(FUJIFILM FinePix S5Pro, 18mm, F5.6, 1/28초, ISO 400)
아드리아해(海) 북동쪽 해안에 초승달 모양으로 길게 자리 잡은 크로아티아(Croatia). 유고내전과 축구 강국으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지만, 크로아티아는 오래전부터 관광을 겸한 휴양도시로 각광을 받던 곳이다. 내전이 일어나기전인 1991년까지 해마다 1,000만 명에 달하는 유럽인들이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푸른 바다와 고풍스러운 문화유산을 찾아왔던 곳이다. 내전으로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지만, 크로아티아의 매력은 여전하다. 최근에는 대부분이 복구되어 예전의 활기를 찾고 있다.
사진의 역사 172년 동안 인물 다음으로 많이 찍은 것이 풍경이다. 최초의 사진도 풍경사진이었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일렁이게 만든 사진도 풍경사진이다.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풍경을 찍는다. 지구별에는 멋진 풍경이 많다. 풍경에는 자연의 모습도 있고, 인공의 모습도 있다. 좋은 풍경 사진을 찍기 위한 노하우는 어떤 것이 있을까. 아드리아해에 빛나는 푸른 진주라 불리는 크로아티아의 두브로브니크와 스플리트에서 알아보자.
촬영에 최적인 장소 찾아가기
자연풍경이나 도시의 풍경을 제대로 표현하려면 촬영 장소가 중요하다. 도시 풍경의 경우 도시 전체의 모습을 담으려면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 건물의 옥상이나 교회의 종탑, 성벽의 감시탑에 올라가면 도시 전체를 조망할 수 있어 좋은 도시풍경을 촬영할 수 있다. 자연 풍경도 마찬가지다. 때로 멋진 풍경을 위해 산에 올라야 할 때도 있고, 개울을 건너야 할 때도 있다. 부지런하게 발품을 판만큼 좋은 사진으로 보답해주는 것이 풍경사진이다.
성벽으로 둘러싸인 도시인 두브로브니크의 전경을 조망하기 위해서는 높은 곳에 올라가야 한다. 나는 과거 군사들이 순찰로로 이용했던 성벽 위 길을 따라 전망대로 올라갔다. 견고한 벽으로 만들어진 요새 전망대에 서자, 푸른 바다와 철옹성 같은 성벽, 구시가와 주변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이렇게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좋은 도시풍경사진을 촬영할 수 있다. 유럽의 대부분의 도시에는 구시가지가 잘 보존되어 있고, 이 구 시가지를 조망하기에 가장 좋은 곳이 교회의 시계탑이나 요새의 전망탑이다.(사진 1)
(사진 1. 견고한 성벽으로 둘러싸인 두브로브니크 : FUJIFILM FinePix S5Pro, 22mm, F9, 1/70초, ISO 320)
원근감과 입체감을 표현해보자.
사진은 3차원의 공간을 2차원 평면에 표현할 수밖에 없는 한계를 갖는다. 그래서 눈으로 본 멋진 풍경도 사진으로 보면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풍경 사진에서 원근감과 입체감을 표현하는 방법 중의 하나가 피사체를 전경, 중경, 원경으로 배치하여 구성하는 것이다. 그러면 바로 앞의 전경은 크게 표현되고 뒤쪽으로 갈수록 작게 표현되어 원근감이 강조되어 입체적으로 보인다. 또 다른 하나의 방법은 프레임속의 프레임을 이용하는 방법이다. 원래 카메라가 가지는 프레임에 피사체를 이용해 또 하나의 프레임을 만들어 주면 된다. 프레임속의 프레임이 전경 역할을 해 원근감이 강조되어 입체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이때는 최대한 자연스럽게 하는 것이 좋다.
성벽도시인 두브로브니크를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서는 과거 군사들이 순찰을 돌았던 성벽 위 길을 따라 걸으면 된다.
나는 프란시스코 수도원 옆 성벽으로 난 계단을 따라 성벽위로 올라갔다. 성벽위에 서자 플라차 거리가 한 눈에 들어왔다. 이 거리는 서기 614년만 해도 운하였다. 오늘날 폴란드 지역에 거주하던 사람들이 슬라브족의 침입을 피해 이곳으로 이주했고 해안을 간척하여 지금의 모습이 되었다.
성벽위에서 나는 바로 앞에 건물의 지붕을, 중간에 분수를, 저 멀리에 산을 넣어 구성했다. 이렇게 근경, 중경, 원경을 한 프레임 안에 구성하면 원근감이 강조되어 입체감이 느껴진다. 도시의 풍경은 이렇게 찍어야 생생한 현장감이 느껴진다. (사진 2)
(사진 2. 근경, 중경, 원경으로 구성한 두브로브니크 플라차 거리 : FUJIFILM FinePix S5Pro, 22mm, F13, 1/70초, ISO 125)
프레이밍과 구성에 신경을 쓰자.
자연이나 도시의 풍경 자체만으로 2%로 부족한 경우가 많다. 빛이 좋을 때를 기다리거나 풍경에 시선을 끌만한 요소가 더해지는 순간을 기다려보자. 멀리서 프레임 안으로 사람이나 자전거, 오토바이, 자동차 등이 다가오면 완벽한 구성을 이룰 때까지 기다렸다가 셔터를 누르면 된다. 프레임속의 자연스러운 프레임은 입체감이 느껴지는 사진을 만들어주고, 프레임 안의 선은 시선을 이끄는 지시의 기능을 한다.
두브로브니크에서 북서쪽으로 약 150km 떨어진 스플리트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도시다. 크로아티아 달마티아주의 중심부에 자리 잡고 있는 <101마리의 달마티안>에 나오는 점박이 개의 고장이다. 구시가의 아름다운 길을 걷고 있는데, 내가 머릿속에 그리고 있던 골목길 풍경이 나타났다. 나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길 위로 사람이 지나가기를 기다렸다. 내 앞을 지나가는 여인이 길 모퉁이에 접어들 때 셔터를 눌렀다. 그 결과 전경의 아치와 벽이 프레임속의 프레임 역할을 해 입체감이 느껴지고, 길이 만드는 선이 시선을 이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사진 3)
(사진 3.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스플리트 골목길 : FUJIFILM FinePix S5Pro, 34mm, F9, 1/50초, ISO 200)
자신만의 철학이 담긴 풍경사진을 찍어라.
스플리트 구시가 역시 성벽으로 둘러싸여 있다. 성의 동서남북으로 네 개의 문이 있다. 북문은 아름다운 아치와 조각으로 장식된 화려한 문이어서 ‘황금의 문’이라고 한다. 골목길을 따라 서문으로 나오면 나로드니 광장이다. 광장주변으로는 아름다운 노천카페가 자리 잡고 있고 조금 더 서쪽으로 나가면 이곳 사람들의 생생한 일상을 볼 수 있는 수산시장이다.
동문으로 나가면 ‘그린마켓’이라는 커다란 시장이다. 옷가지부터 싱싱한 야채와 과일, 빵, 꽃을 파는 이곳 사람들의 활기찬 일상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남문을 나서면 시원스런 아드리아해가 펼쳐져 있고, 종려나무와 가로등이 인상적인 거리가 펼쳐진다.
고풍스러운 스플리트의 골목길, 오래된 벽 앞에 서있는 낡은 자전거가 내 마음의 시선을 이끌었다. 낡고 오래된 것에서는 오래 묵은 시간의 향기가 나기에 내 마음을 일렁이게 만들었던 것이다. 이렇게 내 마음을 강하게 이끌었던 사물을 담은 사진은 오래도록 봐도 질리지 않는 좋은 사진이 된다. (사진 4)
(사진 4. 오래되었지만 마음을 끌었던 스플리트 골목길 : FUJIFILM FinePix S5Pro, 40mm, F14, 1/25초, ISO 125)
이 세상에 더 이상 새로운 풍경사진은 없다고 할 만큼 좋은 풍경사진이 많다. 처음 사진을 공부할 때 멋진 풍경사진을 보고 그대로 따라 찍는 것은 괜찮다. 하지만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신만의 시각과 앵글, 프레임으로 찍어야 한다. 누가 찍어도 비슷비슷한 일출, 일몰, 바다, 산, 운해, 도시 등의 풍경 사진은 자신이 셔터만 눌렀을 뿐 자기 사진이 아니다. 좋은 풍경사진은 자신만의 철학, 마음, 시선, 프레임으로 찍은 사진이다. 세상에 하나뿐인 풍경사진 말이다.
(시민들의 일상을 볼 수 있는 스플리트 그린마켓길 : FUJIFILM FinePix S5Pro, 23mm, F8, 1/60초, ISO 320)
풍경사진이 쉬운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좋은 풍경사진은, 세상에 하나뿐인 유일한 사진이다. 멋진 풍경을 담았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이미 찍었거나, 많은 사람들이 찍은 사진과 비슷하다면 자신의 사진이 아니다. 같은 장소에서 같은 풍경을 찍었다고 해도, 자신만의 안목으로, 프레임으로, 시선으로 담아냈다면 좋은 풍경사진이다. 그러니, 그렇고 그런 풍경사진을 찍기보다는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사진을 찍어야 한다.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때로 좁은 마음에 오해도 하고, 서운한 마음을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다 고마운 사람들이다. 여행을 하면서, 사진을 공부하며 만난 수많은 사람들, 서로에게 다 고마운 존재들이다. 이 봄날, 바람이 싱그럽다.
원작성자 : 지다 (원글 : http://cafe.naver.com/powerbloggeraliance/7479)
http://blog.naver.com/gida1/8012622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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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날 : [11-03-13 21:00] | 이희진기자[mh950621@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