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복궁, 고궁의 정취가 아름다운 문화재(1)

 

궁궐하면 가장 친숙한 키워드는 '경복궁'(사적 제177호) 입니다. 이성계(태조)가 조선 왕조를 만들기 위해 건립했던 곳으로서 조선 시대의 궁궐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이라고 합니다. 왕이 나라를 다스리고 생활했고, 주요 관료들이 나라의 일을 도맡았던 장소로서 조선 시대의 중요한 기능을 도맡았습니다. 외국 사신 접견, 즉위 및 혼례 같은 격식있는 행사까지 담당하여 궁궐의 위상을 빛냈죠. 아마도 그 시절의 많은 사람들이 궁궐이라는 존재를 부럽게 느끼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오늘날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우리의 역사와 전통을 상징하고 있죠. 서울 도심에 위치하면서 한국의 과거와 현재가 유기적으로 공존합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 및 청소년들에게는 중요한 역사 교육 장소로 통합니다. 도시의 콘크리트 건물 속에서 여러가지 이유로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들에게는 도심 속에서 마음속으로 안정을 되찾을 수 있는 차분한 공간이죠. 궁궐의 정취가 아름다운 문화재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설날 연휴였던 2월 4일에 경복궁을 찾으며 그날의 풍경을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습니다. 날씨가 매우 추웠던 지난 겨울을 회상하면서 말입니다.

 


저는 경복궁 5번출구를 통해 도착했습니다. 출구쪽에는 국립 고궁 박물관이 있더군요. 제가 어렸을 때는 국립 중앙 박물관이 광화문-경복궁 근정전 사이에 있었는데, 지금은 그 박물관이 용산으로 이전하면서 국립 고궁 박물관이 새롭게 개장했습니다. 그리고 설날 연휴라서 그런지 경복궁을 찾는 사람들이 부쩍 많았습니다. 주로 가족들과 함께 말입니다. 매표소에 줄을 지어서 입장권을 끊는 풍경이 인상 깊었습니다. 명절 분위기 때문에 한복을 입는 분들도 있었지만요.


 

잠시 광화문쪽으로 나왔습니다. 광화문이 완전히 복원된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니까 웅장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조선 시대에는 저 곳이 경복궁으로 향하는 중심적인 길목이 아닌가 생각되는데, 지금은 광화문 앞쪽에 있는 교보문고에서 바라봐도 궁궐의 아우라를 실감했습니다.

 

광화문에서 홍례문을 거쳐 근정전으로 향했습니다. 근정전은 왕의 즉위 및 혼례, 세자 책봉, 그 외 국가 행사 등 궁궐의 권위와 위상을 실어주는 공간입니다. 궁궐의 품격을 높이는 대표적인 곳으로서 드라마 사극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습니다. 경복궁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공간이 아닐까 싶습니다.

 

왕이 앉는 자리를 보면 조선 시대에서 왕이라는 존재가 근엄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신하들이 방석을 깔고 앉으면서 왕을 모셨던 장면을 생각해봐도 말입니다. 마당에는 품계석이라는 비석이 있는데, 신하들의 계급에 맞게 위치를 잡으며 왕을 맞이합니다.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조선 시대의 왕은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을 모두 했을까?'라고 말입니다. 그 시대의 1인자이기 때문에 누리고 싶은 것이 많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한 겨울에 방문해서 그런지 기와쪽에 하얀 눈이 쌓였습니다. 겨울 궁궐의 정취가 느껴집니다.

 

경회루의 모습 입니다. 겨울이기 때문에 연못이 얼었습니다. 날씨가 맑을때는 한 폭의 풍경화를 직접 두 눈으로 바라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죠. 조선 시대에 연회가 있었던 곳으로서 연못에 둑을 쌓으며 누각을 형성했습니다. 그 당시에는 누각에서 판소리 및 악기 연구를 듣거나, 전통 춤을 추거나, 술을 먹는 시간을 가졌을 것입니다. 그런 모습을 머릿속에 떠올리면 참으로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경회루에서 태원전으로 향하는 길목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나무의 정취가 오묘하게 느껴졌습니다. 날씨가 맑을때는 나무쪽이 울창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 듭니다. 오른쪽 사진 밑에 있는 새는 까치입니다. 설날 연휴에 까치를 보니까 행복하게 느껴지더군요. 올 한해 좋은 일들이 있기를 희망했습니다.

 

태원전 일원의 모습입니다.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를 모셨던 곳으로서 고종 5년(1868년)에 건립되었으며 경복궁 북서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외국의 공사를 접견하면서 명성황후의 빈전으로 활용되었던 공간이죠.

 

이곳은 향원정입니다. 고종이 자신의 아버지인 흥선대원군 간섭을 피하기 위해 1873년 건청궁을 마련했는데, 그 앞쪽에 있는 연못에 섬을 조성하면서 육각정자를 세웠습니다. 그 건축물이 향원정입니다. 다리까지 조성하면서 이동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죠. 지금은 문화재 보호 때문인지 다리를 건널 수 없습니다. 그 대신에 겨울철에는 얼음판에서 썰매타기, 팽이치기 같은 행사를 하더군요.

 

향원정 및 썰매타기-팽이치기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어린이들은 전통 놀이를 통해 흥겨운 시간을 보냈을 것이며 어른들은 옛 추억을 회상했을 것입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오랜만에 팽이치기를 보면서 기분이 흐뭇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옛날에 치던 줄팽이와는 다르더군요. 그때는 줄을 감아서 팽이를 돌렸는데 말입니다. 향원정 팽이치기는 나무막대기에 있는 끈을 이용하더군요.


경복궁에는 '한국의 전기 발상지'라는 돌이 있었습니다. 1887년에 미국 에디슨 전기회사의 발전기를 설치해서 건청궁 전등에 점화하고 경복궁에 750개 전등을 가설 점등했죠. 우리나라의 근대화가 이루어진 장소였던 셈입니다.

 

이번에는 향원정 윗쪽으로 향했습니다. 건청궁은 1873년에 건립된 곳으로서 고종과 명성황후가 기거했던 곳입니다. 1895년에는 명성황후가 일본 자객들에게 시해되었던 장소로서 1909년에 철거됐습니다. 그 이후 조선총독부 미술관, 국립현대미술관으로 쓰이다가 2007년에 복원 및 공개 했습니다.

 

건청궁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면 집옥재 일원이 있습니다. 고종이 외국 사신들을 접견했던 곳입니다. 경복궁 윗쪽에는 고종 시절에 지어졌던 건축물들이 여럿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경복궁 북쪽에 있는 신무문입니다. 시민들이 경복궁 안과 밖을 이동하는 공간이죠. 남쪽에 광화문이 있듯이 말입니다. 경복궁에는 광화문(남쪽)-신무문(북쪽)-건춘문(동쪽)-영추문(서쪽) 같은 4개의 문이 있다고 합니다. 신무문 바깥으로 향하면 그 윗쪽이 바로 청와대입니다.

 

글쓴날 : [11-02-26 15:57] 이상규기자[puhahaph@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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