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브랜드위원회 신년하례회 : 세시풍속, 한해를 슬기롭게 사는 한국의 전통

 

2월 들어 의미 있는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다. 바로 국가브랜드 위원회의 신년하례식이다. 외국인블로거들과 함께하는 뜻 깊은 자리로 파워블로그 얼라이언스의 회원 10명이 참여한 자리이기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의 세시풍속에 대한 강연을 이배용 국가브랜드 위원장을 통해 듣고, 더불어 오찬을 즐기며, 한국 전통 음악인 판소리를 함께 보는 자리이다. 행사는 대회의실에서 진행되었다. 한국어와 영어가 병행되었으며 먼저 한국어로 이야기하면 영어로 통역하는 방식이었다. 한국식 인사대로 모두 자리에서 일어나 이배용 국가브랜드 위원장님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라는 인사를 시작으로 두 손을 공손히 모으고 서로에게 절을 올렸다.

 

 

모두 자리에 착석하자 이윽고 불이 꺼지고 한국인의 슬기로운 전통 세시풍속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한국의 새해 첫 날은 설이다. 설은 음력 1월 1일이며, 조상께 인사를 드리는 차례로 시작된다. 이것은 우리나라 미풍양식의 하나인 ‘효’를 중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후에 조부모와 부모께 세배를 드리며 서로의 덕담을 나누고, 설의 백미인 떡국을 먹는다. 사시사철의 명절마다 먹는 떡은 기후와 관련되는데 겨울에는 얼어 있는 가래떡을 칼로 썰고 국물에 넣어 노곤해지도록 하여 먹는 과학적인 방법이 떡국이다. 설의 대표적인 놀이는 널뛰기다. 예법에 의해 바깥출입이 어려운 여성들이 널뛰기를 하며 담장 밖을 볼 수 있는 놀이였다.

 

 

음력 1월 15일의 정월대보름은 1년 중 달이 제일 크게 보이는 날이다. 보름에는 콩, 팥, 조, 수수 등을 섞어 오곡밥을 하는데, 화합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껍질이 있는 부럼을 씹어 먹는 것은 폐쇄적인 공간에 있어 물렁해진 이를 튼튼히 하고, 피부의 부스럼을 물리칠 수 있으며 육류의 독소를 제거하는 뜻에서다. 대표적인 놀이는 모든 소망을 담아 하늘로 올리는 달집태우기와 여성의 놀이로 사회적인 활동이 부족한 여성들이 거리를 걸으며 건강을 바라는 놀이인 다리 밟기가 있다.

 

음력 3월 3일 삼짇날은 제비가 돌아오고 개구리가 땅에서 나오는 날로 봄꽃을 이용한 화전을 먹는 날이다. 양력 4월 6일은 한식은 동짓날 후 105일째인 날로 농사를 새롭게 시작하고 얼었던 땅이 돌아올 수 있는지 점검하는 날이다. 한식에는 더운 음식을 금지하고 찬 음식을 먹는 전통이 있다. 1년 쓸 불씨를 관청에서 나눠주는 날이라 불을 받아야 음식을 할 수 있었고, 그로인해 찬 음식을 먹을 수밖에 없는 날이기도 했다.

 

 

음력 5월 5일은 단오이다. 음과 양의 기가 제일 센 날로 결혼식도 자제하는 풍속이 있었지만, 오늘날에는 그 의미가 퇴색되었다. 더위가 시작되는 날로 산언덕에 가서 그네를 뛰거나 부채를 나눠주기도 하며, 청포에 머리를 감았다. 음력 6월 15일은 기후변화에 잘 의식하고 건강에 유의하라는 유두는 동류수두목욕의 약자로 동쪽으로 흐르는 물에 머리를 감고 목욕을 한다. 쉬지 않는 떡인 증편을 먹고, 참외나 수박 등 여름 과일을 나눠먹으며 서로의 결속을 다졌다.

 

음력 6월에서 7월 삼복은 초복, 중복, 말복을 가리키는 말로 음기가 양기를 눌러 엎드리는 날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또한 일 년 중 가장 무더운 날이라고 하여 삼복더위에서 유래된 말이라고도 하는데 보통 삼계탕이나 사철탕처럼 뜨거운 음식을 먹으며 여름을 보냈다.

 

음력 7월 7일 칠석은 헤어져 있던 견우와 직녀가 만나는 날로 유토피아적 이상과 현실에서도 이별 속에서도 희망이 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날이다. 더운 날에 뜨거운 떡을 먹기 어렵기 때문에 만들기도 쉬운 밀전병 등을 먹기도 했다. 음력 7월 15일의 백중은 추수 전에 돌아가신 분들에게 음식을 바치는 날로 일꾼들에게 휴가도 주고 놀이도 하던 날이었지만 이제는 사라진 세시풍속이기도 하다.

 

 

음력 8월 15일 추석은 1월 1일의 설과 함께 한국 명절의 백미로 꼽힌다. 일 년 중 달이 가장 큰 날이 대보름이라면 가장 달이 밝게 빛나는 날이 바로 추석이다. 가을이 오는 계절인 추석에는 감사와 소망을 드리는 달맞이 날이기도 하다. 또한 오곡을 추수하여 조상님께 바치는 차례를 지낸다. 대표적인 음식인 송편은 동그랗게 쌀을 빚어 팥, 콩 등을 넣는 음식으로 화합을 의미한다.

 

음력 10월 상달은 서양의 추수감사제에 해당하는 날이다. 예전에는 집을 지켜주는 신들이 있다 믿었는데 이 집을 지키는 가신들에게 감사의 의례를 지낸다. 이때에 귀신을 물리치는 벽사의 의미가 있는 붉은 팥떡을 서로 나눠먹었다. 음력 11월 동짓날은 일 년 중 밤이 제일 긴 날로 나쁜 귀신을 쫓아 1년을 잘 지낼 수 있게 기원하는 날로 팥죽을 먹는다. 겨울의 시작으로 건강을 빌고 1년의 감사와 새해의 소망을 바라기도 한다. 음력 12월 제석은 섣달그믐이라고 하며 제야의 종을 치며 일 년을 마무리하고 새해를 시작하는 날이다.

 

한국인이 지내는 1년의 세시풍속에는 조상의 공덕을 기리는 효의 사상들이 내재되어 있고, 이 세상은 사람이 살아가는 곳이지만 그 안에는 자연이 함께 하기 때문에 자연과 소통하며 조화를 이루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 더불어 서로의 공동체적인 화합을 가지고 항상 감사하라는 뜻도 내포한다. 또한 1년 열 두 달 기후의 변화 속에 잘 적응하여 건강과 평안을 바라는 과학적인 풍속이다.

 

 

바쁘게 1년을 보내는 현대에도 많은 기념일들이 존재한다. 달 별로 기념일이 없으면 허전할 정도이다. 2월 14일의 발렌타인데이, 3월 1일의 삼일절, 3월 14일의 화이트데이, 4월 5일의 식목일, 4월 19일 4?19혁명 기념일, 5월 1일 근로자의 날, 5월 5일 어린이날, 5월 8일 어버이날, 5월 10일 석가탄신일, 5월 15일 스승의 날, 5월 16일 성년의 날, 5월 18일 민주화운동기념일, 7월 17일 제헌절, 8월 15일 광복절, 10월 1일 국군의 날, 10월 3일 개천절, 10월 9일 한글날, 12월 25일 크리스마스에 이르기까지. 외국에서 들어온 기념일과 언제 생겨났는지도 모르는 온갖 기념일들까지 챙기려면 그것도 바쁜 수많은 날들, 기념일은 시대의 흐름에 따라 그 의미와 풍습 또한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조상님들의 세시풍속만큼 1년을 슬기롭게 지낼 수 있는 기념일은 없지 않을까.

글쓴날 : [11-02-25 10:19] 황희숙기자[maskaray@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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