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유쾌한 그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낯선 이방인의 출연에도 반갑게 맞이해준 브리즈번 시민들, 그렇게 클럽의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져만 갔다.
"자자! 이제 본격적으로 놀아봅시다!"
어느새 스테이지는 흥에 겨운 사람들로 가득 찼고, 다들 댄스 삼매경에 심취하였다. 순간 나의 시야에 포착된 선남선녀, 냉큼 뛰어갔다.
"나만 빼고 놀고 있어!" "문제는 말이 안 통해!"
나의 룸메이트 나영철과 대명리조트에서 스키샵을 운영하고 있는 박현우이 다. 영철이는 지난 시간에 소개하였으니 패스, 나보다 한 살 많은 현우형은 대명리조트에서 스키샵을 운영하고 있다. 평소 꾸준하게 레포츠를 즐기는 현우형은 영철이와 마찬가지로 뛰어난 운동신경과 준수한 외모를 자랑하며 이번 액티비티 여행에 전문 모델이 되어 주었다.
참고로 여행 직전까지 담배를 끊으며 건강한 삶을 추구하고자 하였지만, 결국 나에게 라이터를 빌리는 불상사가 야기되었다. 현우형에게 미안할 따름이다.
"소내시대 좋아요! 마사지 좋아요!" "뭐...뭐지?"
갑자기 나를 향해 소녀시대 Gee를 부르며 다가오는 그녀, 순간 나도 모르게 긴장되었다. 처음에는 불법업소에 서 일하는 아시아계 사람인 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일본인이었다. 소녀시대를 좋아하는 그는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뽐내며 소녀시대 안무까지 완벽하게 소화하였다. 역시 소녀시대의 인기를 퀸즐랜드에서 확인하게 되나니 아이러니 하다. 참고로 한국에 놀러와서 마사지를 받고 그 매력에 푹 빠져다고 한다.
"이제 숙소로 돌아 갈 시간입니다!" "벌써요?"
"브리즈번의 밤거리!"
신기하게도 밤 12시가 넘으면 상점에서 술을 판매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는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지 않은가? 숙소로 돌아가는 발걸음, 다들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제 겨우 자정이 조금 넘은 시각, 한국에서는 이제 본격적으로 달릴 시간이 아닌가?
"2차 갑시다!" "2차! 2차! 2차!"
어느새 9명의 남자들은 생사를 함께한 전우마냥 똘돌 뭉쳐 경실장을 전방위로 포섭하기 시작하였다. 결국 경실장은 숙소 근처에 위치한 작은 펍으로 우리를 데려갔다. 알고보니 브리즈번에서 가장 오래된 펍(IRISH MURPHYS)이라고 하였다. 이 곳에서도 무섭게 생긴 보안요원이 복장검사를 하였는데, 순간 나의 팔을 강하게 잡았다.
"헐! 왜 그러세요!" "신분증 보여줘!" "헐! 형님 최고! 사랑해요!" "..........."
어려보인다는 말을 호주에서 들을 줄이야? 여권을 가져오지 않아 국제학생증을 보여주니 안된다며 다른 신분증을 요구하였다. 혹시나 싶어 운전면허증을 보여주니 이리저리 살펴보고는 무사 통과!
"비어 플리즈!"
시원한 생맥주를 한 모금 들이키고나니 다시 재충전이 되는 기분이다. 이 곳은 클라우드랜드와는 또 다른 매력이 있었다. 시설과 규모면에서 훨씬 작지만 그 속에서 느껴지는 자유분방함이랄까? 마치 동네 놀이터 같은 기분이다.
"퀸즐랜드의 허각!"
펍 앞쪽에 마련된 작은 무대에서는 밴드공연이 한창이다. 파워풀한 보컬, 그가 보여주는 스타일은 얼마전 슈퍼스타K로 대한민국을 떠들썩하게 만든 허각과 비슷하였다. 그의 공연을 들으며 스테이지에서 춤을 추는 사람들, 앞서 방문한 클라우드랜드보다 연령층이 대폭 낮은 듯 하다. 그래서일까? 좁은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에너지가 넘쳐보였다.
"호주사람들은 사진찍히는 걸 좋아하나봐!"
이 곳에서는 아예 나의 카메라 앞으로 들어와서 직접 포즈를 취하였다. 문득 브리즈번에서 클럽전문 사진사로 일해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나! 현우형은 맨날 미인 옆에만 있어!" "오해야!"
참고로 현우형이 들고 있는 하얀 쪼리는 클라우드랜드에서 미모의 여인에게 선물받은 명품 아우디(?) 로고가 새겨진 제품이다. 역시 그의 사랑스런 비주얼은 퀸즐랜드에서도 무한한 매력을 발산하였다. 얼마나 놀았을까? 어느덧 새벽 3시가 훌쩍 넘었다. 내일 일정도 소화하여야 하기에 아쉬운 마음을 뒤로 한 채, 펍을 나왔다.
한국이라면 24시 영업하는 해장국집이 즐비하겠지만, 브리즈번에서는 24시 영업하는 음식점 자체가 극소수였다. 숙소로 돌아가다 발견한 24시 음식점, 그 곳은 다름아닌 팬케이크전문 레스토랑이다. 달콤한 팬케이크로 해장하는 차가운 도시의 남자들! 정말 센스 충만하지 않은가?
"진짜 먹어도 괜찮을까요?" "괜찮아! 언제 남자들끼리 새벽에 팬케이크로 해장해보겠노! 다 추억이야 추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