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하는 여행객은 면세점 이용 시 주의하세요!


 



"여권을 보여주세요!"

인천공항 캐세이퍼시픽 발권부스이다. 첫 날의 목적지는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주의 수도인 브리즈번이다. 부끄러워서 차마 말하지 않을려고 하였는데, 사실 얼마전까지만 해도 퀸즐랜드는 뉴질랜드처럼 독립된 국가인 줄만 알았다. 하긴 퀸즐랜드의 면전만 하여도 남한의 16배가 족히 넘는다.

인천공항에서 바로 가는 직항도 있지만, 보다 저렴한 여행을 위해 홍콩을 경유해서 들어가는 코스로 시작하였다. 마침 특가로 판매되고 있는 항공편이 있어 짧은 일정임에도 브리즈번, 케언즈를 한번에 돌아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후안잉 라이 시앙강!"

"응?"

"홍콩에 온 것을 환영합니다!"

"웰컴!

오후 3시에 출발하여 첵랍콕섬에 위치한 홍콩국제공항에 도착하니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국제도시 홍콩답게 공항에는 수많은 외국인들로 북적거렸다. 브리즈번으로 가는 항공편은 호주 국적기인 콴타스항공이기 때문에 티켓을 다시 발권하여야 했다. 다행히 무거운 캐리어는 글로벌 시대에 걸맞게 알아서 실린다고 하였다.




"비운의 주인공!"

이번 여행은 처음 만난 9명의 남자사람, 2명의 여자사람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다. 2명의 사람 중 한명은 퀸즐랜드 관광청 직원이며, 또다른 한명은 에이비로드 기자이다. 남자들의 소개는 그다지 감동도 없고 무의미하므로 그 때 그 때 하도록 하겠다.

위 사진 속의 인물은 영상감독이자 얼리어답터인 이민형이다. 여행기간 내내 수많은 캐릭터를 보여주며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또한 해박한 지식의 소유자로 모르는 것이 없는 척척박사였다. 대표적인 그의 별명으로는 미즈노 교수, 야구선수 안경현 등이 있다.




"구입한 지 한달된 아이폰4는 이 곳에서 사라졌다!"

그는 이 곳에서 구입한 지 한달도 채 안된 신상 아이폰4를 잃어버렸다. 아이폰의 경우 유심카드만 바꾸면 전세계 어디서도 손쉽게 사용할 수 있기에 되찾기란 하늘의 별따기이다. 게다가 이 곳은 전세계로 향하는 아시아의 대표적인 국제도시 홍콩이 아닌가?



 



"지금부터 자유시간!"

"올레! 면세점 다 쓸어야지!"

"노노! 이따가 비행기 탈 때 다시 검사하니깐 주의하세요!"

해외여행의 또다른 메리트는 면세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미 출국 전, 인터넷 예약을 통해 어머니와 여자친구의 사주를 받아 바르면 바를 수록 예뻐지는 화장품을 충분히 구매하였다. 이 때, 내 화장품도 같이 주문하여 받았는데, 이 것이 문제였다. 남자 스킨&로션 셋트를 구입하였는데 화장품 용기가 너무 컸다. 기내 수화물의 경우 100ml이상의 액체와 젤류는 반입이 철저하게 금지된다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고객님! 이 제품은 용량 초과입니다!"

면세점에서 주문한 화장품을 수령받을 때도 직원 분이 홍콩에서 뺏길 것이라며 환불하라고 하였지만, 이게 또 같이 주문한 상품이라 어머니와 여자친구의 화장품도 같이 환불된다고 하였다. 문득 그녀들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빈 손으로 들어 올 생각이라면 너의 조국! 대한민국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

물론 환불하고 일일히 매장을 찾아가서 직접 구입해도 되지만, 귀찮았다. 게다가 여자들이 사용하는 화장품은 온갖 고대문자로 암호화 되어있지 않은가? 게다가 인터넷 예약을 통해 각종 할인 쿠폰, 적립금 등 면세점보다 훨씬 저렴하게 구입하였기에 스킨&로션을 뺏긴다 하여도 이익이었다.



 



"걱정은 나중에 하고! 일단 먹고 보자!"

사람들이 가장 많이 줄 서 있는 매장으로 가니 맛있는 라면을 팔고 있었다. 처음에는 느끼하지 않을까? 걱정하였는데 깔끔한 국물맛이 일품이었다. 다양한 맛의 라면이 있었는데 김치가 포함되어 있는 메뉴도 있었다. 가격은 홍콩달러로 60$ 정도 하였던 거 같다.




"남기면 죽는다!"

참고로 이 라면은 푸마형이라고 불리우는 정원진 팀장이 사주었다. 푸마코리아에서 근무하는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푸마로 도배하여 나타나서 우리를 놀라게 하였다. 위 사진에서 입고 있는 페라리 티셔츠도 알고보면 푸마와 공동으로 디자인, 제작한 엄연한 푸마제품이다. 그리고 보니 예쁜 푸마모자도 일일히 선물해주었다.




"형님! 근데 꼭 푸마 제품만 입어야 되요?"

"그럼 나이키입고 출근하리?"

"?ㅋㅋㅋㅋㅋㅋㅋ"




"스마트폰이 있어 행복하다!"

홍콩국제공항은 무료 Wi-Fi가 사용가능하였기에 기다리는 내내 인터넷을 하면서 심심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탑승시간이 되었고, 정해진 게이트로 이동하였다. 미국, 호주 등 몇몇 국가는 강화된 보안정책으로 인해 비행기 탑승 직전 재차 수화물 검사를 실시한다. 드디어 나의 스킨&로션이 문제가 되는 시간이다.




"저는 착한 사람입니다!"

보안요원들은 탑승자의 가방을 일일히 열어서 확인하며 100ml 이상의 액체, 젤류를 버리거나 폐기하였다. 어느새 내 차례가 되었고 보안요원은 가방 속의 스킨&로션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사실 가방 속에는 카메라, 충전기, 배터리, 어답터 등 온갖 전자제품으로 가득하였다.

누가보아도 의심스러운 상황, 나는 최대한 순진무구한 눈망울로 나의 볼을 부비부비거리며 스킨&로션이라고 하였다. 선한(?) 나의 표정이 통한걸까? 별다른 제지없이 통과시켜주었다. 비록 무사히 통과할 수 있었지만 엄연히 보안절차를 위반한 행위이다. 다음부터는 애시당초 문제의 소지가 생기지 않게 주의하여야겠다.




"오오! 제임스 본드같아!"

콴타스항공의 승무원들은 평소 만날 수 있었던 아리따운 스튜어디스은 아니었지만 보고만 있어도 믿음이 갔다. 이제 약 8시간의 야간비행이 시작되고, 총 2번의 기내식을 먹게 된다. 
 

 
 


"맛있어요!"

다행히 기내식은 훌륭하였다. 마음같아서는 한번 더 먹고 싶었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꾹 참았다. 참고로 팀탐이라고 불리우는 초코바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 면세점에서 자그마치 5만원어치나 구입하였다. 이 글을 작성하고 있는 지금도 키보드 옆에 떡하니 위치하고 있다.




"어느새 아침이다!"

언제 어디서나 풀취침을 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나로서는 좁은 비행기 좌석에서도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 게다가 운좋게 옆자리가 비어 있어서 그 어느 때보다 편안한 비행이었다.




"오호! 브리즈번 상공!"

창 밖으로는 호주에서 세번째로 큰 도시, 브리즈번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졌다. 도심을 휘감아 도는 브리즈번 강은 브리즈번의 대표적인 관광코스이다. 도심을 이어주는 스토리 브리지와 빅토리아 브리지는 브리즈번 강의 매력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최적의 장소이다.

또한 브리즈번 행정, 상업지구들이 밀집한 CBD(Central Business District), 쇼핑가로 번화한 퀸 스트리트 몰, 시민들의 쉼터 사우스 브리즈번 등 상상만 하여도 설레는 곳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웰컴 투 브리즈번!"

입국절차를 마치고 공항을 나서니 후끈한 열기가 나의 몸을 휘감았다. 한국과는 기후가 반대이기 때문에 브리즈번은 여름에 다소 선선하고 겨울에 덥다. 한겨울에 느끼는 뜨거운 햇살! 이 것이야말로 해외여행의 묘미가 아닌겠는가?

주차장에는 버스기사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하며 손짓하였다. 더 이상 지체할 시간이 없다.


"무브무브!"




나의 여행은 이미 시작되었다!

 

 

글쓴날 : [11-01-09 01:22] 황현기자[realo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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