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보고 싶은 섬 외연도 프롤로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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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까마득한 그곳에는 가끔씩 연기같이 하얀 해무가 짙게 깔려 이름이 외연(外煙)이라는 섬, 섬에는 언제나 처럼 하늘 끝에 닿지 못한 갈매기의 무한(無限) 꿈이 있는가 하면, 섬의 옛 사람이 남겨놓은 전설을 품은 채 잊고 있었던 어릴적 희미한 도시인의 첫사랑 닮은 이야기 하나 건네주려는 듯 태고의 바다에 몸을 담그고 홀로 기다리는 뭍에서 멀리 떨어진 호도와 녹도 지나 홀로 섰는 섬 하나.
가보고 싶은 섬▶ 외연도(外煙島)
해풍에 실려오는 진한 갯내음 가득한 먼 바다 이야기 하나 만나러 바다에 몸을 싣게 됩니다. 충청남도 서해 맨 끝에 위치한 작은 섬 외연도에 닿고 보니 잿빛 갈매기의 오붓한 휴식을 맨먼저 보게 되는데 억겁의 시간을 바람과 파도와 싸우며 섬사람과 희노애락을 공유하는 섬에로의 여행은 평소와 달리 약간의 수고로움이 뒤따르지만 지독히 낯선 하룻밤 이야기가 은근히 기대되기도 합니다.
피빛 그리운 꽃잎 하나 물고 날을 지새울 동박새의 보금자리는 동백나무가 제자리를 잡은지 오래전이고, 후박나무와 수 백년 수령의 팽나무가 몸을 비틀어 원시림 같은 숲을 이루어놓으니 달팽이와 풀벌레, 새들과 함께 이웃으로 살아가는 당산의 상록수림은 내가 몸 닿은 세상의 군상을 몽땅거리 잊어라 합니다.
숲길 능선 따라 올라가면 바람의 전설처럼 바다 건너 이방인의 옛 이야기 한 토막이 흘러나옵니다. 섬에서 만나는 옛사람의 향취가 반갑기도 하여 기억 속에 꼭꼭 담아두니 제나라 장수 전횡장군 이야기입니다.
오케스트라 같은 대자연을 소리로 들여주는 상록수림 지나 작은 명금 언덕에 다달으면 먼 발치에 홀로 선 도여의 외로움이 파도소리 바람소리에 진득하게 묻어나오니 차라리 눈은 감고 천지를 깨워내는 섬의 소리를 세세하게 듣게 됩니다.
하루 전날에 들렀던 봉화산 가는 길목의 노랑배 아래의 바다는 짙푸른 코발트 빛으로 바람을 품은 채 하늘과 맞닿아 있어 섬이 가만 있어도 보는 이 스스로가 이야기 조각을 퍼즐로 맞추어 가듯 연(連)의 끝자락을 곱게도 이어가게 만듭니다.
섬사람은 삶의 고단함을 털어놓으려 하지만 도시인들은 가슴에 사무치는 이야기 하나 만들어가려 할테죠. 해무로 흐트러진 섬의 노을까지도 안타까이 품으려 할테죠.
마을 샛길 따라 담벼락에 그려놓은 그림 한 조각 훔쳐나오는 것은 아쉬움을 남겨두기 위한 스스로의 배려입니다. 외연도 섬 이야기에는 멀리 떨어져있는 만큼 아쉬운 이별도 남습니다. 그러니 기약으로 남겨둡니다.
섬 이야기 프롤로그
짜디 짠 어부들이 생업을 내려놓은 그속에서 훔쳐나온 섬 이야기를 빨리 풀어놓으라 합니다.
동쪽의 빨간 방파제에서 부터 봉화산 능선 따라 흘려놓은 상록수림 지나 누적금과 돌삭금을 돌아 큰 명금 작은 명금의 깊은 소리 들으며 걷다 만나는 노랑배의 머리위 쉼터에서 너울치는 물결을 만난 것도, 아직은 미완(未完)인 꼬깔배와 마당배 닿는 내일의 숲길 이야기까지 외연도가 지닌 그 모두를 풀어놓아라며 나의 가슴을 잠시 헤집었던 푸른 바다가 하얗게 하얗게 자꾸만 부셔지고 흩어집니다.
때로는 날카롭게 파도치는 거센 풍랑의 바다 서해를 두 시간 넘게 지켜보며 섬에서 줏어온 타래처럼 얽힌 이야기들을 한 가닥씩 풀어놓을 수 있는 나를 내가 사랑하게 되니 섬이 내게 주는 특별한 선물이기도 한데 몽돌 해변에서 터져나왔던 명금의 함성이 아직도 귀에서 떠나지 않으니 다시금 가보고 싶은 섬, 외연도입니다.
가을남자의 또다른 외연도 이야기▼
벽화가 있는 마을-외연도 http://blog.daum.net/casablanca/15609294
한입에 다 못넣는 외연도 왕홍합 http://blog.daum.net/casablanca/15609291
외연도 민박음식 소개 http://blog.daum.net/casablanca/15609292
원작성자 : 가을남자 원 글 : http://blog.daum.net/casablanca/1560928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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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쓴날 : [11-09-19 21:21] | 파워블로거타임즈기자[pbatimes@pbatime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