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마더. 종로의 거리와 하늘이 맞닿는 곳
서울 종로 추천 카페
 
 

 

서울은 사람 살기에 좋습니다. 산과 물이 있고 고궁도 있으며 문화가 흐릅니다.

천만 명이 살고 있는 도시에 높고 아름다운 산이 여러 개 있는 경우는 전 세계에서 서울 밖에 없다고 합니다.

 

그 산과 물, 그리고 우리의 오랜 문화 유산과 다양한 문화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은 서울 중에서도 바로 종로 일대겠지요.

물론 하루가 다르게 올라가는 고층 빌딩 숲 사이로 종로 하늘이 조금씩 좁아지는 것이 아쉽지만, 그래도 이곳에 가면 넓은 서울 하늘도 덤으로 만날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2013년 봄, 종각 사거리에는 서울 글로벌 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국제도시를 표방하는 서울시가 서울에 거주하고 또 방문하는 외국인이나 다문화 가족들과 소통과 교류를 강화하기 위한 교두보로 마련한 곳입니다.

 

과거 농어촌 지역에 집중되었던 다문화 혼인 가정은 최근 들어 서울 등 대도시에서도 급속도로 늘어나는 양상을 띠고 있습니다.

이러한 추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특히 이주민에 대한 교육과 복지를 강화하기 위해 서울 글로벌 센터가 들어서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바로 이곳 서울 글로벌 센터 1층 로비에 아늑하고 조용한 '카페 마더'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카페 주인장께 카페 이름을 '마더(mother)'라고 지은 이유를 물었더니 의외로 소박한 대답이 돌아옵니다.

카페를 세울 무렵 세상을 떠나신 어머님을 기억하고 기리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또 의외로 '카페 마더'라는 이름을 가진 카페가 서울에 하나도 없어서 망설임 없이 선택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카페와 어머니 사이에 선뜻 연결 고리를 찾기란 어려운 탓이겠지요.

그렇지만 곰곰히 곱씹어 보면 나름 잘 붙인 이름이란 생각도 듭니다.

 

우선 종로와 종각이라는 곳을 생각해 보면 서울의 어머니 같은 곳이 아닐까 합니다.

서울의 오랜 역사를 잘 간직한 곳이고 어머니의 품처럼 따듯한 추억을 간직한 곳이니까요.

 

또 이곳 서울 글로벌 센터를 가장 많이 방문할 사람들 역시 전세계에서 한국을 새로운 터전으로 삼아 찾아온 '어머니'들이 아닐까 합니다.

'카페 마더'가 국적과 출신을 떠나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모두가 다 똑같이 따듯하고 강하고 헌신적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면 참 좋을 것입니다.

 

'카페 마더'의 가장 큰 매력은 저렴한 커피 한 잔으로 값비싼 서울의 스카이 가든을 즐길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카페 마더에서 음료 한 잔을 사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서울 글로벌 센터 15층에 오르면 대각선 맞은편에 자리잡은 국세청 건물에 스카이 라운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국세청 스카이 라운지를 한 번 쯤 이용해 보거나 이용할 마음을 가지셨던 분들은 아시겠지요.

'카페 마더'의 스카이 가든은 그렇게 비싸지도 않고 또 예약할 필요도 없습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서울 하늘도 부족함 없이 아름답고 종로 거리도 예쁩니다.

 

 

'카페 마더'의 또 다른 매력은 조용하다는 것입니다.

공공기관 1층 로비에 자리잡은 오픈 카페라는 특성 덕분에 카페에서는 정신을 흐트러뜨리는 음악이 흘러나오지 않습니다.

 

그래서 인근에 있는 영풍문고나 종로서적, 교보문고에서 구매한 책을 들고 가 아직 식지 않은 설렘으로 책을 열어보기에 아주 좋은 곳입니다.

또 종로 일대를 둘러볼 계획을 가진 여행자나 방문객이 지도를 펴 놓고 나들이 코스를 계획하기에도 안성맞춤인 곳입니다.

 

'카페 마더'가 또 하나 좋은 점은 아침 7시에 매장을 오픈한다는 것입니다.

당연히 아침 식사로 요기할 수 있는 모닝 메뉴가 있습니다.

아침 일찍 출근 해야 하는 한국의 기업 문화에서 종로 일대의 많은 직장인들이 맛있는 아침으로 하루를 시작할 수 있는 곳이 아닐까 합니다.

 

특히 이른 시간부터 종로 일대를 돌아보려는 외국인 여행객들이 있다면 저렴하게 아침을 해결할 수 있는 곳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이곳에서 판매하는 빠니니(Panini) 세트가 정말 맛있었습니다.

 

 

'카페 마더'는 에티오피아에서 직접 공수해 온 원두를 진하게 내린 고급 커피를 햄버거 전문점보다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어 놀랐습니다.

저도 종로를 방문할 때면 무조건 이곳을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커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료와 빵, 초콜릿 제품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손을 잡고 종로를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이곳을 방문하시면 분명 아이의 건강과 까다로운 입맛을 함께 만족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또 '카페 마더'라는 이름 덕분에 아이는 먼 훗날 이곳에서 어머니와 함께한 시간을 기억할지도 모르는 일이지요.

 

마지막으로 소개할 '카페 마더'의 매력은 서울의 밤입니다.

카페 마더는 오전 7시 문을 열기도 하지만 또 저녁 8시까지 매장을 운영합니다.

그래서 일을 마친 직장인들이 러시아워를 피해 퇴근할 때까지 잠시 쉬면서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습니다.

 

또 종로와 광화문 일대 멋진 서울의 밤을 기다리는 분들은 가볍게 요기를 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창밖으로 저무는 낮의 소멸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 아닐까 합니다.

 

'카페 마더'

종로의 멋진 카페로 추천합니다.

글쓴날 : [13-07-23 03:12] 김세호기자[saengtaeng@pb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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