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단 4그루 카카오묘목을 만나다.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카카오묘목을 볼 수 있는 곳 

 

적토마의 제주도 명소 탐방

 

얼마 전 관광지 영업사원으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알고지낸 초콜릿박물관 차장님으로부터 깜짝 놀랄만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일명 코코아로 불리며 초콜릿의 원료로 사용되는 카카오묘목을 배양하는데 성공했다는 쇼킹한 소식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을 가지게 됩니다. 아메리카 열대 지방이 원산지이고 높은 습도와 온도를 유지하지 못하면 말라 죽어버리는 카카오나무를 어떻게 길러냈을까? 갑자기 샘솟는 궁금함에 더는 참지 못하고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약속시간을 정한 후 초콜릿박물관으로 향했습니다.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일과리에 위치한 초콜릿박물관은 동양에서 유일한 초콜릿박물관이며 세계 10대 초콜릿박물관으로 선정된 곳입니다. 물론 웅장하거나 화려하지는 않지만 제주의 자연과 어우러진 소박한 초콜릿전문 박물관입니다.

 

 

박물관 건물 외부는 화산 활동으로 생성된 제주고유의 송이석으로 지어졌으며 마치 유럽풍의 고성을 떠올리게 합니다. 그야말로 제주스러움과 진짜 초콜릿의 의미를 간직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5분여 정도를 기다렸을까요? 내부에 계시던 초콜릿박물관 차장님과 함께 비닐하우스로 만들어진 시설 내부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직접 눈으로 확인한 카카오묘목!! 무려 40개에 달하던 묘목 중에 단 4그루만 살아남았다는 설명에 감탄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보통 카카오나무가 4~5년생부터 꽃이 달리기 시작하니 열매를 맺으려면 앞으로도 오랜 기간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적응에 실패하여 죽은 수십 그루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은 4그루의 카카오묘목이 가지는 의미는 정말 남다를 수밖에 없는데, 쉽게 설명한다면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단 4그루의 카카오나무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과연 위험을 무릅쓰면서까지 카카오 열매를 해외에서 가져오고 긴 시간을 투자하며 카카오묘목을 배양할 필요가 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초콜릿에 대한 열정과 직접 수제 초콜릿을 만드는 쇼콜라티에로서의 자부심을 수십 년간 간직한 이들에게 살아남은 4그루의 카카오묘목이 주는 의미는 희망과 미래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적응기를 통해 살아남은 4그루의 카카오묘목들..!!

 

 

 

 

 

 

역시 열대 지방이 원산지인 만큼 무려 60%달하는 습도와 40도가 넘는 환경을 계속 유지해주어야 한다고 합니다. 앞으로 무럭무럭 자라서 수년 뒤에는 열매가 열리는 모습도 볼 수 있기를 희망해봅니다. 언젠가 초콜릿박물관이 직접 재배하는 카카오나무를 통해 열매를 수확하고 정성이 듬뿍 담긴 수제 초콜릿을 만드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글쓴날 : [10-11-16 09:45] 신남일기자[menbaloo@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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