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시정 뮐렌도르프호를 타고 소매물도 관세역사관을 향하여

거제 장승포에 있는 거제세관에 파.얼회원 10명이 도착했습니다. 가덕도에서

내리던 비는 더이상 내리지 않았으나 풍랑주의보가 있어 걱정스러웠습니다.

걱정이라기 보다 소매물도 여행이 좌절되면 어쩌나하는 조바심이었지요.

 

 

부산세관 관내에는 마산, 창원, 김해, 거제, 진주, 통영, 사상 등 11개의 지역세관이 있습니다.

거제세관은 일본과의 밀수가 성행했던 1979년까지 경제 국방을 지키기 위해 

많은 수고와 성과를 올린 곳이었습니다. 대일 활선어수출선 및 냉동운반선을 통한

남해안 밀수가 기승을 부리던 섬지역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일본으로부터 국내로 입항하는

활선어수출선이나 냉동운반선은 반드시 장승포항에 입항하여 선박 임검을 마쳐야,

국내 다른 항구로 입항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거제세관 역시 부산 본부세관과 마찬가지로 3월 26일-27일에 있을 핵안보정상
회의를 앞두고 테러물품이 선박을 통해들어올 가능성때문에 긴장하고 있었습니다.

 

만면에 웃음을 띄고 반기는 거제세관 과장님들.
그런데, 관세청 직원들의 표정이 왜 이렇게 밝지요? 관세청이란 겁나는 곳,
공연히 사람 위축시키는 곳이었는데 말이지요...

 

박윤락 거제세관장 역시 온화한 선비 타입이십니다. 우리에게 겨우살이차를

대접하고자 준비시켰는데, 그 차가 떨어졌는지 메밀차를 서빙받았습니다.

관장님은 못내 아쉬워하더군요. 시청과 경찰서가 장승포에서 고현으로

몇년전 이주를 했는데, 세관도 함께 움직이려했으나 주민들의 반대로 장승포를

꾸욱 지키고 있답니다. 세관은 상직적인 부분이 크고, 민원인들의 불편도

있기때문에, 과거에 번성했던 고장, 장승포지역민들이 국가기관을 전부는  빼앗기지

않으려는 마음이겠지요.
 

 

 

감시종합상황실에 왔습니다.  여러나라 국적의 외항선 11척이 현재 거제지역에
정박해 있군요.

 

항만청과 같이 정보를 사용하는 감시카메라로 고현, 옥포항 등 거제 전역을

관찰하고 있습니다. 간략한 설명을 하시는 분이 우리가 탈 감시정의 정장님이

셨어요. 참 놀라운 사실은 요즘 중국 밀수품으로 인골을 캡슐에 넣어 들여온다고 합니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있겠는데, 어쩌자고 식인종이 되려는지, 중국인도 한국인도 두렵

습니다.  그리고 여행 다녀오는 분들은 남의 부탁으로 물건을 대신 들고 나오는 일은 절대

없어야겠더군요. 본의 아닌 밀수운반책이 되어 돌이킬 수 없는 범법자가 될 수 있답니다.

 

 

 
조선업 강국인 대한민국제품 감시정입니다. 그런데 그 이름이 뮐렌도르프호... 

 
오른쪽에 우리나라 초대 세관장이었던 뮐렌도르프 이름이 새겨져 있군요.

쇄국정책으로 세계 조류에 어두웠던 조선은, 1880년대 겨우 문호를 개방하자,

실무를 담당할 인재가 없어서, 총세무사는 독일인 뮐렌돌프를, 인천, 원산, 부산

세관에 모두 외국인 관리를 임명했다고 합니다.

 

 

초대 세관장 뮐렌 돌프(독일인, 한국명: 목인덕穆麟德)
「뮐렌돌프」(P.G, von Mo:llendorff)를 典환局總辨, 南廷植을 幇辨에 差下하다.

承政院日記 高宗 21年 2月 17日


 

제가 2010년 10월, 서울세관 박물관에서 흥미롭게 본 기록입니다.
그런데 이분이 목참판...참판 벼슬을...  


제가 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자 한분이 덧글을 써주셨어요.

"관세청 사람들이 목참판을 무척 존중하는 모양입니다. 인천 청학동 외국인 묘지에

목인덕이 상해에서 불러온 세관요원들의 묘가 몇 기 있는데 관세청에서

화환과 기념표지를 세워줬더군요." 라구요.

관세청 사람들은 그렇게 역사를 존중하고, 마음 따뜻한 분들인 것 같아요.


 

감시정 내부


 

지금은 밀수 수가 줄었기에 감시선으로 따라잡을 일은 없어지고,

밀수예방 차원등 행정시연차 출항한다고 합니다.  79년 '남해안선단관리본부'를 창설하여

욕지도,홍도 등에서 금괴와 참깨 밀수꾼을 잡아들일 때는 해상감시 업무가 대단했다고 합니다.

남해안 호랑이라는 별명이 붙었던 남일우 거제세관장은 전설적 인물이 되어 회자되더군요.

지금은 컨테이너 감시에 치중하는 시대로 변했다고 합니다.


 


정장님이 키를 잡자 배가 움직입니다.
서울 관세청 대변인실에서 내려와 우리를 인솔 안내하는 남창훈 과장이 서있구요.
우리가 향하는 곳은  소매물도 망태봉에 있는 '매물도 관세역사관'입니다.
작년 10월 관세역사관으로 리모델링되어 개관하기까지 흉물로 방치된 이상한
건물이었답니다.  밀수범을 잡는 경찰서격인 장승포세관 감시서는 1978년 봄에
지어져 1987년 4월까지 레이더 기지였다고 하는군요. 말하자면, 한탕을 노리는

밀수선을 감시하기위해  24시간 레이더로 이동선박의 항로를 추적하던 긴박한

해상기지였습니다.  



밀수꾼들이 대일 밀수에서 흑자를 남기지 못할만큼 대한민국의 상품이 좋아지고,
값이 싼 중국 상품 밀수로 옮겨지자, 거센 해풍을 맞으며 저홀로 버려졌던 건물을  
관세역사관으로 탈바꿈시켰습니다.
그 일을 맡았던 최강수 부산세관 홍보담당관은 스무번도 더 넘게 소매물도
현장을 오가며, 또 아슬아슬하게 자재운반을 하며, 감독했다고 하셨어요.  이때는
희망을 안고 출항했으나...

 

멀미친구들은 일찍부터 이런 자세로 있었구요.

 

 

미끄러질세라 단단히 쇠난간 기둥을 잡고 사진찍기에 열중하기도 했습니다.

지심도는 벌써 지났고, 거제 해금강을 지나고 있습니다. 저친구는 모자를

바다바람에 날려보냈습니다.

그런데...최강수 홍보담당관님이 소매물도 역사관 지킴이와 연락을 하더니,

주민외에는 11시 배로 전원 철수라며, 소매물도항 접안 불가능이요, 며칠씩

갇힐 수도 있다고 회항하라는 전언을 했답니다. 대매물도는 보이는데, 소매물도는

좀더 돌아들어 가야하는데, 풍랑이 여간 거세지 않았습니다.

매물도가 보이는 지점 조금 더가서, 회항이  결정되었습니다.

 

 

 

시속 70킬로의 배는 곧 장승포항으로 되돌아오고 말았어요. 한번 감시정이 움직이면

요즘 180만원어치의 유류가 소비된다는데, 접안 불가능으로 허사가 되었습니다.

 

 

거제세관 앞

참, 관세청 영어명이 Korea Customs Office일 줄 알았는데 Customs Service 였군요.

꼭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관세청 직원들의 충실한 서비스 정신에 감사했습니다.

옛날에는 오직 맡은 열혈적 의무감으로 보트를 타고,  밀수선을 추적해 다녔고,

소매물도 레이더 기지에 한번 들어가면 한달 가량씩 거주하며 빗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하고, 채소를 길러 먹으며 망망대해 이섬저섬을 살폈다고 합니다.  그 역사적

기록들을 보지못하고 돌아왔군요.

 

그런데 멍게비빔밥으로 점심을 먹으며, 제가 문득 한 기억이 떠올라서,

"혹시 그 역사관 건물이 허연게 대머리 아니얘요?" 물었더니, 최강수 홍보담당관님이

"맞을 겁니다. 망태봉 조금 아래 있어요." 했습니다.

저는 2009년 11월에 소매물도에 갔었습니다. 물 때를 겨우 맞춰 등대섬까지

갔다가 망태봉 오를 시간이 없어서 돌아오며 허연 대머리 건물이 뭘까 하고 줌을

당겨 찍은 사진이 있거든요.


 

2009년 11월 초순 소매물도 풍경, 보라색 들국화가 한들거렸습니다.

 

-제가 줌으로 당겨 찍은 세관감시서 건물

 

저는 주민도 별로없는 이곳에 웬 불교 사찰인가 이상쿠나 생각했습니다.

흰 모자 형상이었지요. 10명의 파.얼회원들중 오직 저 한사람만 소매물도에

갔었고,  저 건물 사진이나마 있습니다. 최 홍보관님이 역사관 자료 사진들은

각자 메일로 보내주기로 했어요.  바다가 길을 열어주지 않아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매물도 관세역사관 - 레이더 기지를 역사관으로

 

2011년 10월, 1978년부터 '87년까지 남해안에 성행하던 밀수 근절과 밀수예방에

큰 기여를 한 매물도 세관 감시초소(레이더 기지)가 관세역사관으로 재탄생되었습니다.  

당시 모습 그대로를  복원하여 매물도를 찾는 관광객에게 관세행정 역사를 자연스럽게

홍보하고, 역사의 현장으로 보존하기 위한 목적으로 관세역사관이 새롭게 태어난 것입니다.

 

 역사관 앞에는 세관원 모습의 청동상이 바다를 가리키고 있습니다.



 


서윤원 부산경남본부세관장과 주영섭 관세청장의 기념 촬영 


 

낯설고 외딴섬에서 레이다 기지를 운영했던 당시 근무자들은 빗물을
받아 식수로 사용했고, 자가발전설비로 전기를 이용하고 남는 전력은 마을 주민에게

공급하고... 민관이 함께 서로 돕고 의지하며 섬생활의 애환을 나누었습니다.


80년대까지 남해안에 성행했던 밀무역은 대마도 이즈하라항이 주요 밀수 루트였다고 합니다

 

 

당시 사용하던 기종의 무선통신장비, 레이다, 삼각자, 나침반 등과
장승포세관 남해안특별감시선단본부 상활실에서 실제 사용했던 물품 전시.
남해안을 운항하면서 당시 밀수품을 운반했던 활선어선박 축소 모형도 등을

전시해 두었다고 합니다. 



 

 

1970년대 ~ 1980년대까지 신문에 보도된 남해안 밀수 관련 내용을

터치스크린을 통해  상세히 검색할 수 있구요. 
'남해안특별감시선단본부'에서 검거한 주요사건 내용과, 소매물도 인근 섬 가오도에 일제카메라 689개외 7종 시가 약 7천만원 상당의 밀수품을

분선 밀수 하려던 것을 적발한 사례 등. 당시 사건 기록철, 밀수품인 카메라, 면도기, 금괴,

마약등이 모조상품으로 전시되어 있습니다.

 

역사관 2층에는  레이더 영상화면으로 바닥면을 설치해두었고, 외부에 두대의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서 동쪽으로는 거제도, 대마도, 홍도, 서쪽으로는 욕지도, 남쪽은 등대섬,

북쪽은 해금강을 관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언제고 훗날 꼭 가볼 곳이 하나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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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컨텐츠는 관세청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원작성자 : 리버룸

원    글 : http://blog.joinsmsn.com/liberum/12578779

원    글 : http://blog.joinsmsn.com/liberum/12581945
글쓴날 : [12-03-16 00:03] 파워블로거타임즈기자[pbatimes@pb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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