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카페 히스토리, 일본식 가옥 안에 피어난 예쁜 카페 히스토리

 

인천, 군산, 목포, 부산 등 개항지였던 곳에는 외국인들의 거류지들이 제법 많은데 그 중에서도 많은 건 아무래도 일본인들이 살았던 가옥들이 아닌가 싶다. 한때나마 우리나라를 지배했던 그들이었음으로 한국에 터를 두고 장사하던 사람들이 있었으니, 그들이 머물러야 하는 집이 있어야 했던 것은 당연했을 것이고, 태평양전쟁이 끝난 후 일본이 패하자 고국으로 돌아가는 그들의 터전이 빈 집으로 곳곳에 남게 되었다. 그렇게 남겨진 집들은 ‘적산가옥’이라는 이름의 폐가가 되었고, 소라게가 새 집을 찾듯 예쁜 카페로 탈바꿈한 곳이 생겨났다.

  

카페 히스토리는 인천 홍예문 바로 옆에 있는 일본식 가옥 2층의 카페이다. 카페 주인은 이 댁 집주인이기도 하신 분으로 1층은 개인주택, 생활공간으로 쓰고 2층을 개조하여 카페로 만들었다고 한다. 하얀 담벼락 위의 녹색 담쟁이와 하늘색의 예쁜 대문 안으로 들어서면 자갈이 깔린 마당에 납작돌이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있다.

 

 

보슬보슬 비가 내리는 날에 찾아갔던지라 물기가 묻은 돌을 밟고 촉촉한 나무계단을 올라서면 오수에 빠진 소년 하나와 만나고 아기자기한 화초들이 놓인 지붕이 눈에 들어온다. 그 사이로 작은 나무문 하나가 눈에 뜨이고 ‘OPEN' 간판이 눈에 뜨이면 슬쩍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간다.

 

주방시설이 훤히 보이는 카페 안은 부드러운 빛으로 안온한 분위기가 풍기고, 곳곳에 예쁘게 장식된 소품들이 눈에 뜨인다. 무엇보다 프랜차이즈 카페에 가면 만날 수 없는 폭신한 의자가 있어, 몇 시간이고 앉아 이야기도 나누고 책도 보며 이곳의 편안함을 즐길 수 있어 더 정감이 간다. 오밀조밀한 소품들과 분위기에 취해 차 한 잔, 커피 한 잔을 마시고 조용하게 내리는 빗소리도 듣고, 오래된 가옥의 역사도 곰곰이 생각해보면 정말 좋을 카페 하나.

 

 

히스토리를 나와 다시 신포동쪽으로 걷는 길에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철쭉이 점점이 떨어지고 있다. 마지막 꽃잎 하나 남으면 봄이 가고, 여름이 왔음을 알 수 있을까. 골목 골목 눈을 돌린 곳들에 꼭 하나씩 적산가옥들이 눈에 들어온다. 홍예문 사진을 찍는데 일재 잔재를 왜 남겨두는지 모르겠다면 성토하던 학생의 말을 떠올리며, 비록 일제강점기 자체는 잘못 되었을지언정 그들이 남겨둔 문화를 우리 것으로 소화하여 카페 히스토리처럼 멋지게 이용해 먹을 방법은 없을까 생각해 본다. 가까운 마카오나 홍콩도 식민지 문화를 바탕으로 관광산업에 도움을 주듯 말이다.

 

 

신포동 일대에는 히스토리나 뽀야 말고도 오래된 카페들이 제법 눈에 뜨이고, 오래되지 않았지만 꽤 분위기 좋은 카페들도 많이 찾아냈다. 요즘엔 워낙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많다보니 소소한 카페들이 주로 눈에 들어오는데, 시간이 좀 있고 여유가 있다면 몇 군데고 들러서 오후의 한 때를 보내고 싶게 만드는 곳들이다.

 

언젠가 비가 내리고, 어쩐지 기분이 묘하게 차분해 질 때 아늑한 분위기가 흐르고,

잔잔한 음악이 퍼지는 옛 일본식 가옥의 카페 히스토리에 앉아 책도 읽고 사색도 즐기며 하루를 보내보고 싶다.

 

  간단정보

 

위치 : 인천 중구 송학동2가 1-3

문의 : 032-567-9255

 


 

 

 



 



















 
 
 
 
 



원작성자 : 서하

원    글 : http://maskaray.com/130109945832

글쓴날 : [11-05-30 00:08] 파워블로거타임즈기자[pbatimes@pba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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